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에 금융위원회 세종 이전이 유력하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당국과 산하 공공기관이 술렁이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결국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반면 금융 공공기관에서는 전문인력 이탈과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25일 중앙 부처 이전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전 대상에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와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계획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청회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수립한 뒤 대통령 승인과 관보 고시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금융위 "결국 내려갈 수밖에"…거주지 알아보는 직원도
금융위 내부에서는 세종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뚜렷하다. 지난해 금융위를 재정경제부에 흡수하고 정책·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안은 무산됐지만 이번 부처 이전 자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세종 이전을 전제로 생활 계획을 세우는 직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부처가 이전할 경우 가족은 서울에 남기고 혼자 세종으로 내려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거주지를 미리 알아보는 동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적인 통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취재진 문의가 부쩍 늘어 담당 부서와 상황을 확인했지만 의견 개진을 요청받은 사례는 현재까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무엇보다 업무 효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열리는 F4 회의를 비롯해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 경우 금융시장 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매우 답답한 상황"이라며 "관련 이슈에 즉시 대응이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2 © 뉴스1 안은나 기자
금감원도 촉각…전문인력 이탈 우려
금융감독원 역시 지방 이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행 금융위원회 설치법은 금감원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본원을 지방으로 옮기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검사·감독 등 핵심 기능은 서울에 남기고 일부 기능만 이전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서울에 남는 건 '제로'가 되도록 도전하라는 게 이재명 대통령 지시"라며 "공공기관과 행정기관 모두 이전 대상"이라고 말하며 불안감은 더 커졌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내려갈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내부에 상당히 퍼져 있다"며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인력의 이탈이 늘어나면 감독 역량 자체가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도 즉각 반발했다. 금감원 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까지 뒤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를 두는 것"이라며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금감원 이전은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방 이전으로 발생하게 될 핵심 전문인력의 대거 이탈까지 발생하면 감독역량은 급격히 쇠퇴하고 소비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회의를 통해 세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조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국책은행을 금융 생태계에서 분리하는 것은 금융 중심지 경쟁력을 약화하고 기업과 국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3대 국책은행 노조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지방 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윤수희 기자.
bc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