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호황에 창고 넓히고 공장 늘린다…유통·용기업계, 하반기 '맑음'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8일, 오전 06:10

서울 중구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에 진열된 화장품. 2026.7.17 © 뉴스1 김성진 기자

K-뷰티 수출 호황이 브랜드와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넘어 글로벌 유통과 화장품 용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남미까지 판매 지역이 넓어지면서 유통업체는 현지 재고를 늘리기 위한 물류창고를 확대하고 있다. 용기업체의 경우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사 기업설명(IR) 자료를 종합하면 에이피알과 실리콘투, 펌텍코리아는 올해 2분기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브랜드의 해외 판매 증가가 현지 유통망과 화장품 용기 수요로 이어지며 K-뷰티 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0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30.7% 늘어난 50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판매 지역도 넓어졌다.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유럽에서 62.4% 증가한 12억 6000만 달러, 북미에서 36.8% 늘어난 10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남미 수출은 1억 2000만 달러로 규모는 아직 작지만 증가율은 131.9%에 달했다.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를 유지하면서 유럽과 중남미 등으로 외연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해외 수요 확대는 브랜드사의 실적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에이피알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675억 원과 영업이익 190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2%, 134.5%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화장품·뷰티 부문 매출이 6483억 원으로 185.5%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해외 매출은 704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했다.

북미 매출은 아마존 등 온라인 판매와 타깃·월마트·노드스트롬 입점 확대에 힘입어 264.6% 증가한 3763억 원을 기록했다. 유럽 매출도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주요 시장의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380.3% 증가한 1451억 원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를 현지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연결하는 글로벌 유통사도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키웠다. 실리콘투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026억 원, 영업이익 8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8%, 59.0% 늘어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약 19.7%에서 20.6%로 상승했다.

실리콘투는 600여개 K뷰티 브랜드를 세계 175개국에 도·소매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품을 매입한 뒤 미국과 유럽, 중동 등 주요 시장에 재고를 보유하고 현지 유통업체 주문에 대응하는 구조다. 2분기에는 북미 매출 증가율이 유럽을 웃돌았고, 지난해 법인을 설립한 멕시코를 중심으로 중남미 매출도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지역 확대에 맞춰 현지 물류 인프라도 늘리고 있다. 실리콘투는 올해 유럽 물류창고 면적을 기존 1만 2821㎡에서 2만 464㎡로 확대하는 계약을 진행했다. 증설된 창고에는 최대 2500억 원 규모의 재고를 보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유럽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현지 재고를 확보해 납품 기간과 운송비 부담을 낮추려는 투자다.

화장품을 담는 용기업계 실적도 긍정적이다. 화장품 용기 조립 전문 기업 펌텍코리아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168억 원과 영업이익 217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11.4%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스틱과 스포이드 제품 수주가 늘고 자회사 부국티엔씨의 튜브사업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올해 상반기 4공장 가동을 통해 기존에 분산돼 있던 사출 설비를 재배치하고 생산·물류 효율을 높인 가운데 6공장은 3분기 준공 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가 용기업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펌텍코리아 펌프사업부의 인디 브랜드 매출 비중은 2018년 43.3%에서 지난해 59.9%로 상승했다. 튜브사업부에서는 인디 브랜드 비중이 82.8%에 달했다. 제품 생산을 ODM에 맡기는 중소 브랜드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패키지의 중요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단계를 지나 현지에서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가 해외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동안 유통업체의 창고와 재고, 용기업체의 사출·조립설비가 성장 속도를 결정하는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뷰티 수출 증가가 브랜드사뿐 아니라 유통과 용기 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수출 국가와 인디 브랜드가 늘면서 현지 유통망을 갖춘 업체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용기업체의 수혜도 커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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