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시아나 합병에 LCC 재편…장거리·고급화 vs 단거리·가성비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8일, 오전 06:45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9개사의 기업이미지(CI)(자료사진. 각사 CI를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해 하나의 사진으로 병합). 2026.8.18/뉴스1 김성식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이 최종 확정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지각 변동을 앞두고 있다.

양사 계열 LCC인 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 등은 통합사로 출범해 단숨에 국내 최대 LCC로 올라선다. 기존 LCC들은 장거리 서비스 고급화나 단거리 가격 경쟁력 강화로 각자도생에 나섰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 각각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최종 결의했다. 양사는 채권자 보호 절차 등을 거쳐 오는 12월 17일 합병 등기를 완료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인수한 지 2년 만이다. 1988년 출범한 아시아나항공은 38년 만에 대한항공으로 합쳐지게 된다.

양사 합병에 맞춰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에어서울도 내년 1분기 통합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 항공기는 △진에어 32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 등 총 59대다. 같은 기간 여객기 44대·화물기 2대 등 총 46대를 운용해 전체 LCC 중 항공기가 가장 많은 제주항공보다 13대 많다. 여객기만 비교하면 격차는 15대로 벌어진다.

다만 통합 LCC는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운항과 이코노미석 단일 좌석 공급을 유지할 방침이다. 장거리 운항과 고급 서비스는 대형항공사(FSC)인 통합 대한항공이 담당하는 만큼 계열사간 판매 간섭을 감수하며 굳이 '탈(脫)LCC'에 나설 요인이 없다는 판단이다.

대신 3사 간 중복 노선과 운항 시간을 조정하고, 정비·부품·유류 구매를 일원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트리니티항공이 도입하는 대형기 A330-900네오(neo)(자료사진. 트리니티항공 제공).
트리니티·프레미아·파라타 '제2의 FSC' 경쟁…유럽·미국 띄우고 프리미엄 좌석 강화
트리니티항공(091810·구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은 장거리 노선과 프리미엄 좌석을 앞세워 FSC와 기존 LCC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사 모두 글로벌 기준상 LCC로 분류되지만 운항 노선과 좌석 서비스는 이미 통상의 LCC 범위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진 뒤 '제2의 FSC' 자리를 놓고 3사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리니티항공은 2024년 국적 LCC 최초로 유럽에 취항한 데 이어 지난 6일 티웨이항공에서 사명을 바꾸고 장거리 서비스의 고급화를 공식화했다.

단거리에서는 기존 LCC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되 장거리에서는 FSC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선택적 서비스 항공사'(SSC·Selective Service Carrier) 전략이다.

현재 운용 중인 중대형기는 △A330-300 5대 △A330-200 6대 △B777-300ER 2대 등 13대로, 모두 정통 FSC급 비즈니스석을 갖췄다.

연말부터는 차세대 대형기 A330-900네오 6대를 순차 도입한다. 장거리 비즈니스석에는 단품 기내식 대신 코스 요리와 주류를 제공하고, 향후 공항 라운지와 기내 인터넷·엔터테인먼트도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2022년 10월 국적 LCC 최초로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 취항하며 미주 하늘길을 열었다. 보유 항공기 9대를 모두 중대형기인 B787-9로 통일하고 LA·뉴욕·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워싱턴DC 등 미국 5개 노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석 대신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좌석 간격과 서비스를 높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주력으로 운영한다.

FSC보다 운임을 낮추면서도 기존 LCC보다 넓은 좌석과 장거리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SC) 전략이다. 다만 트리니티항공·파라타항공과 달리 앞으로도 비즈니스석을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상업 운항을 시작한 파라타항공은 후발주자임에도 장거리 취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5호기인 A330-200을 도입해 중대형기 A330-200을 3대로 늘렸으며 해당 기재에는 비즈니스석 18석이 설치됐다.

일본·베트남 등 단거리 노선에서 중대형기·비즈니스석 운항 경험을 쌓은 뒤 내년 상반기 인천~LA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취항에 성공하면 국적 LCC 최초로 미국 노선에서 비즈니스석을 운영하게 된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자료사진. 제주항공 제공).
기재 다변화 시 비용 부담 커져…남은 LCC, 日·中 노선 강화로 '내실' 기약
반면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항공 등은 소형기·이코노미석·단거리 노선 중심의 기존 LCC 모델을 유지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기재 다변화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은 이미 트리니티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선점해 후발 진입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다. 중대형기를 새로 도입하면 조종사와 정비 인력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고 부품·정비 체계도 새로 갖춰야 한다.

제주항공은 수요가 높은 일본 노선 증편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 탑승객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242만6000여 명으로, 전체 국적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비행시간이 짧고 유류할증료 부담이 작은 일본 노선에 집중한 덕분에 고유가·고환율 상황에서도 상장 LCC 4곳(제주항공·트리니티항공·진에어·에어부산) 중 유일하게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노선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샤먼을 비롯해 부산·청주·대구발 중국 노선 등 총 11개 노선을 확보해 하반기부터 순차 취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중국 노선은 기존 8곳에서 19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노선은 2024년 11월 한국인의 중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이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에어로케이항공도 오는 11월 청주~청두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청주~베이징 노선에 취항한다. 에어로케이가 중국 정기편을 운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부터는 청주 공항을 거점으로 여객기 하부 수하물칸을 활용한 '벨리카고'(Belly Cargo) 항공 화물 사업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계열 택배사 로젠택배와의 운송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LCC가 출범하면 단순 외형 경쟁만으로는 남은 LCC들이 살아남기 어려워진다"며 "장거리와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객단가를 높이거나 단거리에서 운항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LCC 업계의 사업 전략이 양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脫) LCC를 표방한 항공사들은 서비스 고급화를 발판으로 향후 제2의 FSC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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