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본부 건물
미국 재무부가 17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기본법에 해당하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혁신 지도 및 확립법’, 이른바 지니어스법 시행을 위한 시행규칙안을 내놓았다. 이 안에서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발행자는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 사업자가는 어떤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연방 차원의 정의를 제안했다.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법률이 완전히 시행되기 전까지 세부 규정을 마련해야 하는 여러 정부 기관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지니어스법에 서명한 뒤 올 2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감독에 관한 규칙안을 제안했다.
이어 4월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준비자산, 상환, 자본 및 위험관리 요건 등을 담은 규칙안을 내놨다. 같은 달 재무부도 자금세탁 방지(AML)와 제재 관련 규칙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의심거래를 당국에 보고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거래를 차단하거나 동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날 공개된 규칙안에 따르면 2027년 1월18일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원칙적으로 연방정부 또는 주정부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도 미국 내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지만, 해당 해외 발행사가 미국의 법적 명령을 준수하고 미국과 해당 발행사가 감독받는 국가 간 협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는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 체계와 명확한 규칙을 마련한 지니어스법을 만들어냈으며, 재무부는 이 체계를 신속하게 시행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8년 7월18일부터는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한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원칙적으로 ‘허가받은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사(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면 미국 고객에게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규제가 기업들에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달러화의 지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혁신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고, 미 달러화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하며,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유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규정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국 투자자에게 직접 스테이블코인 구매를 권유하거나, 미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광고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미국 고객이 먼저 구매를 문의했더라도 이에 응해 판매하기로 합의하거나, IP 주소 확인 등 지역 제한 조치를 우회해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도록 지원하는 행위 역시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번 규칙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은 연방관보 게재 이후 60일 동안 진행되며, 올 10월19일 마감된다.
다만 이러한 규제안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가상자산 벤처캐피털 패러다임(Paradigm)과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 뒤 2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과정까지 발행사에 책임을 지우는 규제 방식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은 발행사가 자신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2차 시장의 스테이블코인 거래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발행사들이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제한하거나 아예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