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35% 의무배분' 20년 만에 손질…8개 기관 성과 따라 배분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8일, 오전 11:00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기획예산처 현판. (기획예산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20년 넘게 복권수익금의 35%를 기존 복권 발행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나눠주던 법정배분 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제주도를 제외한 8개 기금·기관에 대한 법정배분은 2031년부터 폐지하고 사업 성과와 자금 수요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6차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복권 및 복권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35% 고정 배분…"재정여건 변화 반영 못해"
현행 복권기금은 복권수익금을 기존 복권 발행기관 등에 지급하는 법정배분사업과 저소득·소외계층 등을 지원하는 공익사업으로 나뉜다.

복권법이 제정된 2004년 당시 정부는 각 기관이 따로 발행하던 복권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발행기관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복권수익금의 35%를 10개 기금·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배분하도록 했다.

올해 복권기금 사업 규모는 총 3조 4028억 원으로, 이 가운데 법정배분사업은 1조 1430억 원, 공익사업은 2조 2598억 원이다.

복권위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20년 넘게 기관별 재정 여건이나 사업 수요가 달라졌는데도 법에 정해진 비율에 따라 복권수익금을 계속 배분하면서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국회와 감사원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도 사업 성과와 자금 여력 등을 평가해 기관별 배분액을 법정배분비율의 ±2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몫 자체가 법으로 보장돼 있어 조정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31년부터 10개 법정배분 대상 가운데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중소벤처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국가유산보호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림환경기능증진자금,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8개에 대한 법정배분을 폐지한다.

이들 사업은 복권기금 공익사업으로 전환해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성과와 사업·자금 수요 등을 토대로 재원을 배분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사업특별회계에 대한 법정배분은 유지한다.

복권위 관계자는 "과거 지방자치단체와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복권을 발행해 얻던 수입이 복권기금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배분되는 구조"라며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두 기관은 법정배분 대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28년부터 35%→'35% 이내'…성과 조정폭도 40%로 확대
법정배분이 본격적으로 폐지되기 전인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특례가 적용된다.

우선 현재 복권수익금의 35%로 고정된 법정배분 규모를 '35% 이내'로 변경한다. 사업 수요와 성과에 따라 법정배분사업에 들어가는 전체 재원을 35%보다 적게 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이다.

기관별 성과평가 등에 따른 배분액 조정 폭도 현재 ±20%에서 ±40%로 확대한다. 지금은 평가 결과가 우수한 기관은 최대 20%를 더 받고 부진한 기관은 최대 20%까지 줄어드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각각 최대 40%까지 증감할 수 있다.

성과평가는 재정사업 평가 체계를 토대로 별도의 복권기금 성과평가단이 사업 성과와 함께 기관의 자금 수요와 자체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성과 부진 등으로 법정배분액이 줄어 생긴 재원은 공익사업 가운데 성과와 수요가 높은 사업에 추가로 투입할 수 있다.

2031년부터는 8개 기관에 대한 법정배분비율 자체가 사라진다. 다만 해당 기관의 사업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기관이 복권기금에서 지원받아 법에서 정한 용도로 수행하던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전환해 필요성과 성과에 따라 계속 지원할 수 있다.

복권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업 성과가 낮더라도 법정비율에 따라 재원을 반드시 배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성과가 높은 사업에 더 많은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20년 넘게 유지된 고정 배분구조를 처음으로 대폭 개선해 복권기금 재정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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