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안 베끼겠네" 조롱받던 페라리 전기차, 550억에 팔렸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8일, 오전 11:41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공개 직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혹평받았던 페라리 최초의 순수전기차 ‘루체’가 약 550억원에 낙찰됐다. 출시 두 달 만에 올해 생산물량을 모두 판매한 데 이어 경매에서도 천문학적인 가격을 기록하며 흥행 반전을 이어갔다.

페라리 루체 (사진=페라리)
페라리 루체 (사진=페라리)
18일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페라리 루체의 첫 생산차인 ‘섀시 0’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RM소더비 몬터레이 경매에서 4000만달러(약 550억원)에 낙찰됐다. 사전 추정가인 110만달러의 36배를 웃돌고, 루체의 기본 판매가격인 55만유로(약 9억원)의 약 6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에 낙찰된 차량은 루체 생산 프로그램의 첫 번째 차량이라는 의미에서 ‘섀시 0’로 지정됐다. 아직 최종 조립을 마치지 않은 상태로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제작을 완료한 뒤 내년 1분기 구매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경매 수익금 전액은 교육사업을 지원하는 페라리 재단에 기부된다.

루체는 지난 5월 처음 공개됐을 당시 디자인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조너선 아이브가 이끄는 디자인회사 러브프롬이 디자인을 맡았지만, 페라리 특유의 날렵한 슈퍼카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페라리 루체 (사진=페라리)
페라리 루체 (사진=페라리)
온라인에서는 루체를 청소기, 아이폰과 합성한 조롱성 이미지가 확산했고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중국 브랜드조차 따라 만들지 않을 디자인”이라며 “적어도 이 차에서는 페라리 엠블럼을 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루체 공개 이후 페라리 주가는 밀라노 증시에서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500대 가량인 올해 루체 생산물량은 출시 두 달 만에 모두 계약됐다. 중국 부유층과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기업가들의 수요가 쏠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섀시 0’의 천문학적인 낙찰가는 ‘최초의 전기 페라리’가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수집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첫 생산차라는 희소성과 단 하나뿐인 맞춤형 사양, 자선경매라는 특수성도 낙찰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루체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순수전기차이자 첫 4도어·5인승 모델이다. 122kWh 배터리와 4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3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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