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모테산도 더현대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줄을 늘어선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일본에서 배달앱(애플리케이션) ‘로켓나우’를 확장 중이다. 지난해 1월 도쿄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서비스는 현재 일본 광역 지방자치단체(도도부현) 47곳 가운데 46곳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앱 누적 다운로드 700만건을 돌파했다.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도쿄 팝업(임시매장)에 약 7만 5000명이 몰리며 글로벌 스토어의 일본 신규 회원 수가 109% 늘었다. 이달 하라주쿠, 10월 오사카에서 추가 팝업을 통해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백화점업계도 K브랜드의 수출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며 일본 사업을 넓히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현지에서 다양한 팝업을 운영한 데 이어 지난달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K패션 해외 진출 플랫폼 ‘넥스트랩’으로 확장에 나섰다. 내년에는 일본에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이라는 이름의 K패션 전문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정규 매장 형태의 상설 팝업 전용관으로 연간 수십 개 한국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패션·뷰티 기업의 현지 채널 공략도 거세다. 형지I&C(011080)는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로 11월 일본 홈쇼핑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일본 패션 전문기업 패션넷의 발주를 받아 현지 맞춤형 생산 후 11월 초도 물량을 선보인다. 일본 공략에 공을 들여온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최근 가시적 성과도 냈다. 자회사 코스알엑스는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 큐텐재팬의 대형 할인 행사 ‘메가와리’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큐텐재팬 메가 뷰티 어워즈 2026’ 상반기 1위에 올랐다.
유통업계가 일본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한류 소비의 전 세대 확대가 자리한다. 코트라는 ‘2026 일본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현재를 ‘4차 한류’로 규정했다. 2000년대 초 드라마 중심의 초기 한류가 40~60대 여성에, 2010년대 K팝 중심 한류가 20대 여성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남녀노소 전반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팬덤 중심 소비가 대중으로 넓어졌다는 의미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개인이 일본에 새로 설립한 현지법인은 384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2년 158곳에서 2023년 272곳, 2024년 318곳으로 3년 연속 늘었다. 투자액도 17억 5300만달러로 전년(6억 3900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일본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장기 성장 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본은 가장 가까운 시장이면서도 가장 까다로운 시장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물류 대응이 빠르고 소비 성향도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상품 기획을 그대로 옮기기 유리하다. 반면 일본 특유의 장기 거래 관행이 뿌리 깊어 유통망에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품질 기준과 인증 절차도 상대적으로 엄격해 신규 진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양국 관계 기류에 따라 소비 심리가 출렁였던 전례도 부담이다. 한류 열풍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사를 통한 공급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 유통망에 직접 들어가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팝업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상설 매장으로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한 번 신뢰를 얻으면 거래가 오래 이어지는 시장인 만큼 단기 매출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