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다임러·볼보 '수소 동맹' 경쟁 재점화…"정부 지원 시급"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8일, 오후 01:14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현대차 제공)

도요타가 유럽 상용차 공룡인 다임러트럭·볼보그룹과 손잡고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공동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서면서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래 산업 주도권이 달린 만큼 현대자동차(005380)를 비롯한 국내 수소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차량 보급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요타, 다임러·볼보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에 지분 참여
18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다임러트럭, 볼보그룹과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셀센트릭(Cellcentric)' 지분 참여를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규제 당국의 승인이 완료되면 세 회사는 셀센트릭 지분을 각각 33.3%씩 보유하게 된다.

셀센트릭은 2021년 다임러트럭과 볼보그룹이 각각 50%씩 출자해 공동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으로, 대형 트럭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셀·소재·스택 등 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셀센트릭에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대형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과 양산 확대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류 운송 분야에서는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기존 디젤 위주의 상용차 대신 친환경 상용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직접 생산한 전력으로 모터를 돌리는 수소전기트럭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중장거리 운송에서 전기 배터리 트럭보다 강점이 뚜렷하다는 점도 수소 전기 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다. 충전 시간이 빠르고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 무거운 배터리를 싣지 않아 적재 효율이 높다는 점 등이 수소 전기 트럭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으로 수소 상용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편, 수소 상용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사 간 협력이 수소 상용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부각하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도 합종연횡하는 방식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中·日·EU도 "수소 생태계 구축" 사활
실제로 전 세계 주요국들은 수소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해 왔다. 연소하거나 전기를 생산할 때 물만을 배출하기 때문에 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핵심 미래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고, 대규모 저장 및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수소의 장점이다. 주요국이 수소 상용차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중국은 수소전기차 누적 4만 대와 수소충전소 574개소를 보급하는 성과를 거둔 상태다. 2021~2025년 5개 지역에 약 85억 위안(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성과 연계형 지원 재원을 마련하고, 연료비 지원과 통행료 감면 등의 인센티브 정책을 실시한 결과다.

지난 3월에는 수소 종합 응용 시범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를 10만 대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형 트럭과 장거리 물류 중심의 수소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수소 수요를 창출해 2030년까지 수소 판매가격을 킬로그램당 25위안(약 3.62달러)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동서 주요 간선 노선에 향후 10년간 1500대 규모의 수소 상용차를 집중 투입하는 '수소 대동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노선에서 연간 7500톤 규모의 수소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소 상용 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규제 완화와 비용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신규 등록된 트럭,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의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 45% △2040년 9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U의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AFIR)은 회원국이 2030년까지 범유럽교통망(TEN-T) 핵심 네트워크를 따라 200㎞ 간격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모든 도심 거점에 최소 1곳의 공공 수소충전소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9일 충북 청주시에 자원순환형 청정 수소 생산(Waste-to-Hydrogen) 시설을 구축, 국내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9 © 뉴스1

"정부 주도 수소 인프라 구축 필요"
우리나라 역시 수소 상용차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실증 운행을 선도해 온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가 2020년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한 게 대표적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출시 이후 스위스·독일·프랑스·미국·캐나다·우루과이 등 글로벌 물류 현장에 투입, 올해 7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 2700만㎞를 넘어섰다. 실제 물류 운송 환경에서 장기간 축적된 운행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시장 경쟁력은 차량 성능뿐 아니라 충전·정비·운영 체계를 포함한 수소 상용차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쟁이 차량 개발을 넘어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각국 정부의 지원과 제도 정비가 시장 선점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수소 상용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수소 물류회랑(Hydrogen Corridor)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핵심 간선도로나 고속도로망을 따라 수소 충전 인프라, 수소 공급망 등을 집중 구축한 수소 트럭 전용 운송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 수소 상용차량 보급 전략과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립해 대형 수소화물차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수소화물차의 운영 경제성 개선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연료 보조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의 지원 정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화주와 운송사업자의 친환경 차량 전환을 촉진할 지원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정책적 기반이 마련될 경우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2.7%가 버스·화물차·특수차 등 상용차에서 발생하고 있어 수소 상용차 보급 확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상용차 공룡들의 합종연횡으로 무공해 상용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퍼스트 무버로서 쌓아온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정부 주도의 과감한 인프라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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