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한국 반도체 수출이 연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대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점론’을 딛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하반기에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와 선단 파운드리 공정의 반등을 발판으로 내년 이후 삼성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도체 및 AI 융합 전문가인 권영화 서울기독대학교 AI융합대학 교수는 지난 14일 ‘어쨌든 경제’ 이슈 코너에 출연해 K-반도체의 미래 전망과 글로벌 공급망 변수, 하반기 실전 투자 전략을 집중 분석했다.
수출 사상 최대...AI 인프라 투자 지속되는 한, 호황 꺾이지 않는다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장주의 강세 속에서도 단기 변동성을 겪었다. 이에 대해 권영화 교수는 “최근의 등락은 높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숨 고르기일 뿐,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한 반도체 호황 사이클 자체는 쉽게 꺾이지 않을 구조적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장기 수출 지표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8월 들어서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권 교수는 “단기적인 급등락은 불가피하겠지만,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궤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BM4 주도권 경쟁...SK하이닉스 선두 속 내년 삼성이 역전할 수도
AI 메모리의 핵심인 HBM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인 HBM4(6세대) 경쟁 구도에 대해 권 교수는 의미 있는 변화를 짚었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엔비디아향 물량의 50% 이상을 확보하며 확고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HBM4 양산 및 품질 인증을 조기에 완료하며 맹추격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점유율 관측에 있어 권 교수는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전망(SK하이닉스 39%, 삼성전자 41%)을 인용하며, 당분간은 SK하이닉스 우위 구도가 이어지겠으나 기술력과 양산 안정화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역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파운드리 턴어라운드와 빅테크 자체 칩 개발의 낙수효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흑자 전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권 교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HBM4 베이스 다이 물량 급증과 2나노 공정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빠르면 올해 3분기, 늦어도 2028년 이전에는 본격적인 흑자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며 “파운드리 회복은 메모리 위상 회복과 맞물려 강력한 주가 재평가(리레이팅)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맞춤형 칩(ASIC) 개발에 나서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빅테크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가속기를 만들더라도 초고속 HBM과 첨단 파운드리 생산 능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일 고객사 리스크를 해소하고 HBM 및 선단 파운드리 고객군을 다변화하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용인·호남 메가 클러스터...실제 수주 확인되는 알짜 소부장·글로벌 장비주 주목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대규모 확장세에 따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략도 제시됐다. 현재 용인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광주권 메모리 팹 구축 등)’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권 교수는 “공장 착공과 양산까지는 수년이 소요되므로 단순한 테마성 접근보다는 공시된 수주잔고와 고객사 다변화 여부 등 실제 매출 반영 시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장비사 외에도 독보적인 기술력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유한 외국계 글로벌 장비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삼성전자 및 관련 밸류체인에 대한 장기 투자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변수: 美 통상 압박과 中 레거시 추격 대응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미국 대선 이후 통상 압박과 중국의 자립 시도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및 투자 압박이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조해 단기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리스크 분산을 위해 현지 생산 비중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CXMT의 추격의 경우 범용 D램 및 낸드 분야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매서워 5년 내 점유율 20%대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HBM과 첨단 파운드리에서는 여전히 2~3세대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AI 반도체로의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레거시 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형 사이클주로 접근...대형주 70%, 소부장 30% 포트폴리오 권장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반도체 업종을 순수 성장주나 단순 경기순환주로 양자택일하기보다는 ‘성장성이 가미된 사이클주’로 정의했다.
포트폴리오 배분에 있어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삼성전자 등 대형주 비중을 높이고, 수익률 극대화를 노린다면 소부장 중소형주를 섞는 ‘대형주 7 : 소부장 3’ 비중으로 출발해 실적을 확인하며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초보 투자자 리스크 관리의 경우 AI 버블론 등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실적 없는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수출 지표와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분할 매수와 장기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안전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경제 방송 캡쳐] 권영화 서울기독대 교수(사진 우측)가 지난 14일 '어쨌든경제' 방송에 출연해 유은길 경제전문기자(사진 좌측)의 질문을 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