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외치는 현대차 노조.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지난 18일 41일 만에 재개된 16차 본교섭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교섭은 최영일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노조 사무실을 찾아 재개를 요청하면서 성사됐으며, 노사는 15일부터 17일까지 실무협의를 이어갔지만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본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노사 간 이견은 임금성 제시안과 별도 요구안 두 갈래에서 모두 드러났다. 회사는 지난달 2일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900만원, 주식 10주 지급을 첫 제시안으로 내놓은 뒤 7일 기본급 8만4000원, 8일에는 한 차례 더 상향한 안을 제시했고, 15차 교섭이던 지난달 8일에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를 담은 3차 제시안까지 내놨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며 거부했다.
이날 16차 교섭에서는 이 임금성 제시안에서 더 나아간 추가 제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 요구안을 두고도 간극은 여전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과 함께 정년을 최장 65세로 연장하고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세 요구안이 임금협상과 직접 관련이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노조가 이를 정리하면 임금과 성과금을 추가로 제시할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회사는 해고자 복직은 이미 법원 판단이 끝난 사안이고 정년 연장은 법제화 이전에 개별 기업이 먼저 합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노조 측 교섭 속보에 따르면 정년 연장은 법 개정 즉시 보충협약으로 시행 시기와 임금피크제 등을 논의하고 해고자 복직은 당사자 의사와 여건을 확인한 뒤 연말께 논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래 산업 대비 고용 안정과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따른 근무 환경 개선 등에서는 노사가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부는 속보를 통해 “여태 고민해서 챙겨온 게 고작 보잘 것 없는 제시”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여론전 비용은 넘쳐나면서 정작 4만 조합원의 피땀을 보상할 진정성 있는 제시안은 없었다”며 “이번 교섭 재개 요청은 당장의 파업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면피용 쇼였음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보여주기식 맹탕 교섭과 시간 끌기를 당장 집어치우고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일괄 제시안을 즉각 제시하라”며 “지부의 결단을 농락한 대가는 온전히 사측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종철 지부장은 교섭 종료 후 “차기 교섭은 실무를 통해 진전된 안이 확인될 때 열겠다”며 사실상 무기한 교섭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고, 별도요구안 쟁취를 위해 독자적인 투쟁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맞서 최영일 대표이사는 “현대차 파업 기간 조합원의 임금 손실과 부품사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라고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교섭 종료 직후 곧바로 제6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향을 확정했으며, 이에 따라 21일 전면파업이 예고되면서 현대차 생산 차질과 매출 손실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까지 파업과 특근 거부로 발생한 생산 차질은 4만 2000여 대, 매출 손실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바 있어, 이번 전면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