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사진=노진환 기자)
1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부동산 세제 쟁점별 수정 필요 사항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종부세와 소득세 개정안 관련 반대 의견이 1만건 넘게 접수되는 등 현장의 조세 저항 기류가 거세진 데 따른 조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합친 보유세 세 부담 상한선의 원상복구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당초 정부안은 종부세율 인상 효과를 반영해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유세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는 200% 상향안을 거둬들이고 현행 150%를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부담 상한을 되돌리는 대신 종부세 과세 체계와 양도세 공제 방식 등 부동산 세제의 굵직한 골격은 원안대로 유지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주택 수 기준을 폐지하고 주택가액 기준으로 종부세를 단일화하는 방안, 2029년까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기간 중심의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며 최대 공제 한도를 신설하는 핵심 방침 등은 정부안대로 밀고 갈 것으로 보인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한 불이익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자는 단독 명의자와 동일하게 종부세 1세대 1주택 특례(기본공제 14억원)를 신청하거나, 부부 각자 지분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 중 더 유리한 쪽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불이익이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신 국회 의결이 필요 없는 시행령 개정 사항은 유연하게 보완해 실수요자의 숨통을 틔워줄 계획이다. 투기 목적이 아닌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예외 요건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이다. 기존 정부안에 포함된 취학, 직장 변경, 질병 치료, 어르신 봉양 등 외에도 손주 돌봄이나 학군지 전세 거주를 위한 지역 이전 등 실생활 사례가 시행령 예외 사유로 추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 1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정책토론회에서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거주로 인정하는 사유에 대해 많은 의견을 주시고 있다”며 “합리적인 의견을 시행령 개정안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선출된 김민석 전 총리와 최고위원 당선인들이 지난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원들과 국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수 최고위원, 이성윤 최고위원, 김 신임 당 대표, 서미화 최고위원, 박선원 최고위원,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정부안의 뼈대를 지키더라도 향후 국회 심의 과정의 최대 변수는 새로 출범한 여당 지도부의 정책 기조다. 강남·서초 지역구를 중심으로 양도세 장특공제 한도 신설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4만2000명을 넘어서고, 여당 내부에서도 비과세 기준 상향이나 보유세의 양도차익 필요경비 인정 등 보완 입법 발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민석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후보 시절부터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장특공제 폐지 등에 대해 사실상의 증세라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열리는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안 보완이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큰 방향에서 공감하는 전제 아래 디테일을 보완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내에서는 전면 수정 우려가 컸던 정청래 후보 대신 국무총리 출신인 김 대표가 당선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김 대표 체제 하에서는 보유세 인상의 시기를 단계적 조정하는 수준의 미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수정안을 확정한 뒤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최종 제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