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차륜형 자주포, 美시장 첫 진출…"한미동맹 새 역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전 10:11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무기체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육군과 방산 무기를 계약을 체결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포병전력을 지원받았던 대한민국이 76년 만에 반대로 미국의 포병 전력 및 방산 기반 재건에 나서며 한미 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다. 글로벌 최대 방산 시장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미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며 장기 파트너사로 거듭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는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궤도형에 이어 차륜형 자주포 글로벌 시장 진입에도 성공했다.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K9MH는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모델이다. 미 육군은 차기 자주포 도입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다. 복수의 글로벌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납기,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위사업청 등 정부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원팀으로 협력해 최종 계약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미 육군은 향후 최대 4년간 미 육군의 작전운용개념에 맞는 K9MH의 세부 조건들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미군은 이 같은 맞춤 조정을 거친 후 특별한 결함 내지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K9MH의 안정적인 공급 뿐 아니라 미 방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계적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자주포 공급망에도 투자해 미국 전투차량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육군의 장기 전력 현대화 파트너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한미 사업 협력의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쌓아온 미국 네트워크와 ‘사업보국’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회장은 평소 방산업을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업으로 여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술을 확보하라”고 주문해왔다. “방산은 국가 기간 사업이며, 내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오랜 신념이었다.

이같은 신념은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의 성과로 이어졌다. 김 수석부회장은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미군의 새로운 자주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2024년 3월 미 육군이 발표한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포착, 같은 해 12월부터 곧바로 K9MH 개발을 시작해 결국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의미 있는 성과이자 대한민국의 무기체계가 미국을 지키는, 한미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주행시험을 하고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주행시험을 하고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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