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K9 차륜형 자주포의 모습(자료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독일 라인메탈·영국 BAE시스템즈 등 글로벌 방산업체를 제치고 미국 육군이 추진하는 전술포 현대화 사업 시제품 제작업체로 단독 선정됐다. 이에 따라 K9 차륜형 자주포가 국산 무기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미 육군은 18일(현지시각) 경쟁 입찰 끝에 한화디펜스USA와 신형 기동 전술포(MTC·Mobile Tactical Cannon) 프로그램의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US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현지 방산 자회사로, 한화그룹의 미 육·해군 대상 방산 사업을 총괄한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디펜스USA는 향후 4년간 최대 18문의 K9 차륜형 자주포를 시제품으로 공급한다. 6문의 시제품을 우선 공급하며 추가 12문을 옵션으로 인도하는 형태다. 전체 계약 규모는 2억 6200만 달러(약 3700억 원)다.
K9 차륜형 자주포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에 궤도 대신 고무 타이어를 장착시킨 모델이다. 또한 승무원이 포탑에 직접 타지 않고도 원격으로 장전·사격할 수 있게 자동화 포탑을 적용했다.
미 육군은 차륜형 K9 자주포 시제품을 시범 운영한 뒤 지휘관 평가를 거쳐 실전 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미군은 이 같은 맞춤 조정을 거친 후 특별한 결함 내지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한다. 이렇게 되면 K9 차륜형 자주포는 기존 미 육군의 노후화된 M777 견인형 곡사포를 대체한다.
미 육군은 차세대 자주포 도입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제품 사업 입찰에는 한화디펜스USA를 비롯해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시스템즈,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 등이 참여했다. 미 육군은 납기,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한화디펜스USA를 시제품 공급 파트너로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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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무기 체계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 공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국이 대한민국에 포병전력을 지원한 후 76년 만에 대한민국이 미국의 포병전력 및 방산 기반 재건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궤도형에 이어 차륜형 자주포까지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일찌감치 미국 차륜형 자주포 수요를 예상한 게 이번 쾌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당초 미 육군은 2020년대 초만 하더라도 궤도형 자주포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장거리 병력 전개 수요가 늘면서 기동성이 높은 차륜형 자주포 개발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김 수석부회장은 국제 정세상 미군 내 차륜형 자주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2024년 3월 미 육군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사업이 포함되자 같은 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차륜형 자주포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우리 정부의 긴밀한 협력도 미국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주요 현안 등을 수시로 공유하고 공동 대응했다. 특히 수주를 앞둔 마지막 단계까지 신속한 협의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도 K9 차륜형 자주포의 안정적 공급과 미국 방산 시장 추가 진출을 위해 방사청과 협력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한국 민간 기업 최초로 미 육군과 공동 연구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앨라배마주(州) 오펠리카의 유휴공장을 3년간 임차해 K9 자주포의 현지 통합·시험 출하 거점을 설립했다. 향후 현지 자주포 공급망에도 투자해 미국 전투차량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육군의 장기 전력 현대화 파트너로 협력할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참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모습(자료사진). 2026.7.3 © 뉴스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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