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사상 첫 2000조 돌파…'영끌·빚투'에 2분기 26조 급증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12:00

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 모습 2026.6.25 © 뉴스1 김진환 기자

가계 빚이 올해 2분기 26조 원 가까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어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거래와 집단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코스피 투자 열기를 타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 '빚투' 자금까지 급증한 영향이다.

가계 빚 증가 규모는 2021년 3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 1분기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가계부채가 다시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 8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25조 9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결제 전 사용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진 포괄적인 빚을 뜻한다.

증가 규모는 1분기 14조 8000억 원 대비 1.7배로 크게 확대됐다. 2021년 3분기 34조 8000억 원 증가 이후 19분기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신용은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9조 8000억 원(3.6%) 급증했다.

(한은 제공)

너도나도 임장·빚투…주택·신용대출 동반 급증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 3000억 원으로 석 달 새 24조 9000억 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지난 1분기 13조 4000억 원 대비 11조 5000억 원 급격히 불어났다.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절반씩 증가세를 이끌었다.

개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을 더한 주택 관련 대출은 1190조 8000억 원으로 12조2000억 원 늘어났다. 증가액이 전분기 8조 1000억 원보다 4조 1000억 원 확대됐다.

은행 주택 대출 확대는 2분기 주택 매매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거래 수요가 몰린 데다, 앞서 분양된 아파트 등의 집단대출 수요도 가세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특히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를 포함한 기타대출은 700조 5000억 원으로 12조 8000억 원 급증했다. 1분기 증가액 5조 4000억 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가 주택 관련 대출을 넘어선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당시에는 주택 관련 대출이 17조 6000억 원, 기타대출이 23조 50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 급증과 관련해 "예금은행 신용대출, 증권사 신용공여 부분에서 많이 늘었다"며 "신용공여는 2분기까지 주식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수요 관련 자금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대출이 과거에는 그렇게 많이 늘지는 않았었다"며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 대출 폭증에 HUG 등 정책대출도 가세
금융기관별 흐름은 엇갈렸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분기 2000억 원 감소에서 2분기 13조 3000억 원 증가로 빠르게 돌아섰다.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3000억 원에서 6조 8000억 원으로 폭증했고, 기타대출도 6000억 원 감소에서 6조 5000억 원 증가로 훌쩍 뛰었다.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8조 2000억 원에서 3조 1000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비은행권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 규모가 10조 6000억 원에서 3조 6000억 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한은은 2분기 들어 금융 당국과 정부의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된 여파라고 해석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보험사와 공적 금융기관, 증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8조 6000억 원 증가, 1분기 5조 5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이 역시 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정책대출로 주택 관련 대출이 2조 9000억 원 감소에서 1조 8000억 원 증가로 전환한 결과였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이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9000억 원 늘어난 128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분기 204조 7000억 원에서 2분기 208조 3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끌·빚투, 가계부채 뇌관 될까…"기타대출은 안정"
한은은 2분기 이례적으로 늘어난 기타대출 증가세가 같은 속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 팀장은 7~8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고 중동 긴장 재고조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2분기처럼 신용대출 등을 활용한 투자가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분기 들어 기타대출은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부채의 경제 규모 대비 비율은 아직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되지 않아 산출되지 않았다. 한은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88.1%에서 올해 1분기 85.3%로 낮아졌다. 2분기 명목 GDP는 다음 달 8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한은은 기초자료 보완 등에 따라 2024년 1분기 이후 가계신용 통계 수치를 일부 수정했다.

icef08@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