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1400 원 아래로 떨어져 1398 원대를 보이고 있다. 2026.8.19 © 뉴스1 박정호 기자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00원 아래로 내려가며 10개월여 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데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2시 44분 기준 1397.70원까지 내려왔다.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2일(1399.50원)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오전 6시 1413.30원에 개장한 뒤 장중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간밤 뉴욕증시 기술주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지만, 달러 약세와 역내 달러 매도 물량이 이를 압도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잇달아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환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9선으로 내려오며 100을 밑돌았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힘이 빠지고 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물가 우려보다는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부담,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 채권 수급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보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장기금리 상승은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부담, AI 관련 대규모 회사채 발행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재정 부담이나 채권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발표된 물가와 고용 지표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장기금리 상승 억제를 이유로 한 연준의 금리 인상론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다"며 "연준은 연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역내 수급도 환율을 강하게 끌어내렸다. 통상 월말에 집중됐던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최근에는 수시로 시장에 출회되면서 달러 공급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환율이 반등할 때마다 상단을 누르는 모습이다.
주식시장과 환율의 동조화도 약화했다. 통상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 약세가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하지만 이날 증시 약세에도 환율은 오히려 큰 폭 하락했다. 위험회피 심리보다 달러 자체의 약세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수급이 환율에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