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세가 국내 채권시장으로 번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고,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마저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고정형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 주담대로 차주들이 몰리면서 신규 주담대 중 변동형 비중은 12년여 만의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향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고정형과 변동형 주담대 차주 모두 금리 상승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5.33%를 돌파하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미국의 악화한 재정 상황과 함께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장기 국채 매도 압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발 장기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역시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일본 10년 국채금리는 2.96%로 30년 만에, 30년 국채금리 역시 4.155%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 미국 국채시장의 수급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으로 미국 국채와의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데다 엔화 약세로 환헤지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리패트리에이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계 자금이 미국 국채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미국 장기 국채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자지출 급증과 국방비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 폭 확대, 이란 전쟁의 장기화 리스크, 케빈 워시 의장 체제 출범 이후 불거지고 있는 금리정책 불확실성 및 글로벌 자금의 블랙홀이 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추세 등은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일 국채금리 쇼크로 우리나라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전날 4.751%까지 치솟으며, 처음 발행된 2012년 9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시장금리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까지 겹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는 내년 4월 연 3.50%까지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금융채를 준거로 삼는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은행권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27일 2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4.531%)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는 4.430%다.
고정형 금리뿐만 아니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4개월째 상승세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를 기록해 전월 대비 0.13%포인트(p) 상승했다.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0.08%p, 5월 0.01%p, 6월 0.15%P 상승한 데 이어 넉 달 연속 증가한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지난 2024년 12월(3.2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형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변동형 금리에 비중이 몰렸는데 금리 변동 시점인 6개월 후 금리는 최초 실행일 대비 크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
실제로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형 비중은 62.3%를 기록해 지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들의 금리 변동 시점인 오는 12월 금리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
차주들의 부담은 대출금리 상승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보다 여전히 높은 데다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보고 가계대출에 대한 엄격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다.내년도 가계대출 총량도 제한할 것으로 예상돼 차주들은 높아진 대출금리와 제한된 대출 공급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oyeop@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