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충격파 견딜 수 있나…"삼전닉스 영향권, 급락시엔 매수"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05:14

19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6.8.19 © 뉴스1 박정호 기자


글로벌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코스피 급락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AI 설비투자와 직결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직접 반영되는 양상이다. 다만 이를 대세 하락으로 규정하기 보단 주가하락이 과도할 경우 비중 확대, 반등시 비중 축소의 기회로 활용하는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8.66포인트(5.80%) 내린 6471.17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6% 넘게 하락하며 6400.81까지 밀렸다.

증권가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이 투자심리를 압박한 가운데 최근 증시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AI·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이 맞물리며 낙폭이 커진 것으로 평가했다.

"삼전닉스도 금리 영향권…최근 주가하락은 과도"
금리 불안이 이어지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실적과 현금 보유량이 견조하더라도 고금리가 주요 고객인 빅테크의 AI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면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반도체는 금리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현재 가격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상반기와 같은 일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보다는 주가가 반등할 때 일부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급락의 원인은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외에도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금리가 올라간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AI 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관련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 트럼프발 중동 협상 불확실성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피가 저점 대비 2000포인트가량 반등한 만큼 차익실현 압력이 이미 높아진 상태였다고 짚었다. 여기에 국채금리와 트럼프 관련 불확실성이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KB증권 리서치본부도 미국 30년물 금리가 장중 5.33%를 웃돌며 경계감을 키웠지만 10년물 금리는 4.70%로 소폭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정 만기의 금리 급등이 증시 하락을 촉발했다기보다 전반적인 고금리 환경과 중동 불확실성, 빅테크·반도체 차익실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 상무는 고금리가 갑자기 등장한 악재가 아닌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을 키운 점이 이날 급락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금리 오르면 AI 투자비용 증가…성장주 경고등
금리가 증시의 주요 변수로 다시 부상한 배경에는 AI 투자 구조의 변화가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인프라 투자가 차입을 기반으로 확대되면서 금리 상승이 기업의 조달비용과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투자 사이클에서 금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 상승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도체를 포함한 AI 관련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 역시 AI 인프라 투자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산업 전반의 금리 민감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진단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실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 상승을 AI 투자의 본격적인 축소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현재 상황을 투자 축소보다 자본조달 비용과 투자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AI 투자가 창출하는 수익이 높아진 조달비용을 얼마나 웃돌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서 상무도 하이퍼스케일러의 양호한 실적과 재무 여력을 근거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당장 재무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금리 상승만으로 AI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리 안정, 물가·재정·채권 수급에 달려
장기금리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물가 둔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채·회사채 공급 부담, 정책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함께 완화돼야 의미 있는 금리 하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금리 상승을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만으로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며 "긴축 우려뿐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정부의 재정, 채권시장 수급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물가와 고용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용이 경기침체를 우려할 만큼 약하지 않으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자극할 정도로 강하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상무는 국채·회사채 발행 감소와 재정적자 개선을, 이 팀장은 물가 둔화와 채권시장 수급 진정을 금리 안정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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