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부실대출 18% 커졌다…기업대출 건전성 ‘빨간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후 07:24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회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반년 만에 5700억원 넘게 증가했고 우리은행도 3000억원가량 늘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방침에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부실채권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4대 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총 5조 5398억원이다. 지난해 말 4조 6842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8556억원(18.3%)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은행이 빌려준 돈 가운데 원금과 이자(원리금)를 제대로 돌려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실채권이다. 은행은 자산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하는데 이 가운데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묶는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1조 279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 8523억원으로 5732억원 늘었다. 불과 반년 만에 44.8% 급증했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0.35%에서 0.48%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기업 고정이하여신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8817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조 4571억원으로 5754억원 늘었다. 증가율로는 65.3%에 달한다.

하나은행의 기업 부실여신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중앙일보 관련 여신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영향이 컸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중앙일보의 주채권은행으로, 중앙일보 관련 여신 3000억원 이상이 부실여신에 새로 반영되면서 기업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기업부문 부실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말 1조454억원이었던 고정이하여신은 상반기 말 1조3493억원으로 3039억원(29.1%) 늘었다. 이 중 기업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784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206억원으로 2358억원(30.0%)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조 572억원에서 1조 2293억원으로 1721억원 증가했고, KB국민은행은 1조 1672억원에서 1조 2135억원으로 463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부실여신 증가는 최근 기업대출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통상 대출 총량이 늘어나면 이에 따라 부실여신도 늘어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을 확대한 것도 부실여신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95조 808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721조 5989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만 25조7908억원(3.7%) 증가한 규모다.

다만 대출 증가 속도보다 부실여신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일부 은행에서는 기업대출 증가세를 감안하더라도 부실여신 증가 속도가 두드러진다. 가령 하나은행은 기업여신이 지난해 말 225조 693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38조 9230억원으로 5.9% 증가하는 동안 기업 고정이하여신은 65.3%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금융을 확대하라는 정부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여신 대상 기업을 확대하다보니 당장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도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미래성장 가능성 큰 기업들도 많아 투자나 지원 개념으로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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