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X, 칩플레이션 수익성 악화…시장점유율 확대 정면돌파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08:10

삼성전자 노태문 대표이사 겸 MX사업부장이 영국 런던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후 국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23 © 뉴스1

삼성전자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메모리 가격 급등,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에 대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은 19일 오후 임직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를 통해 칩플레이션에 맞선 올 하반기 DX 부문 사업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체질 개선 속도 △내년도 혁신제품 준비 등을 제시했다.

향후 2년 칩플레이션…물량 공세로 점유율 확보
칩플레이션이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반도체를 사용하는 산업 전반의 생산비와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삼성전자 DX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 성장했음에도 메모리 등 재료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 DX 부문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10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8조 원) 대비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회사는 재료비 절감, 매출 확대, 비용 효율화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지만 작년 대비 4배 이상 오른 메모리 가격 영향을 상쇄하기란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DX부문 주력 제품이 인공지능(AI) 기기로 진화하면서 스마트폰 원가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까지 커진 상황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 모바일경험(MX) 부문은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주요 경쟁사들은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신제품 출고가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최고급 대비 성능과 고급 기능을 일부 낮춰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제품의 생산·주문량을 줄이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6·갤럭시Z폴드8 시리즈 판매를 더욱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과 물량 축소로 움츠러드는 시기에 역으로 판매를 늘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메모리 가격이 정상화된 이후 시장의 더 큰 파이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확대가 단기간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최소 2년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장기전을 버틸 체력과 제품력을 갖춘 업체가 결국 승자가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관측하고 있다.

부문제 도입, 완제품·부품 세계 최고 경쟁력 발판
이날 설명회에서는 삼성전자의 '부문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DX 부문(구 DMC)과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으로 사업부를 분리·운영해왔다.

사업부 분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고객사들의 요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삼성전자 부품 고객사들이 핸드폰·TV 등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글로벌 고객사들은 자신들이 삼성전자에 주문한 맞춤형 부품 사양이 경쟁 사업부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부품 거래 중단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삼성전자는 '차이니즈 월(Chinese Wall)'을 제조업 조직 운영에 이식했다. 차이니즈 월은 본래 금융권에서 이해 상충을 막기 위해 부서 간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장치다.부품 고객사의 기밀 정보가 완제품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는 통로를 제도적으로 차단해, 고객이 안심하고 부품을 맡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때 단지 사업 운영만 분리한 것이 아니었다. 인사, 재무, 회계 등 경영지원 기능까지 완전히 분리해 사실상 별도의 회사처럼 두 부문을 운영해 왔다. B/S(재무상태표), P/L(손익계산서)뿐 아니라 자본비용과 이자율까지 철저히 분리하고 성과급 재원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한 지붕 두 가족' 구조에서 아무리 같은 회사라도 한 부문이 다른 부문의 자금 지원을 받을 경우 이자까지 쳐서 갚게했다.

예컨대 DS 부문은 지난해까지 3~4년간 반도체 불황으로 자금난을 겪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DX 부문 산하 MX사업부가 벌어들인 돈을 반도체에 투자했다. 이후 DS 부문은 해당 투자 자금에 이자를 더해 MX사업부에 변제했다고 한다. 실제 최근 MX사업부가 받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중 약 20%는 DS 부문에서 받은 이자 등 영업 외 수익 기여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9년 부문제 도입 이후 특정 부문의 성과급 재원이 남는다고 해서 다른 부문과 공유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보상체계 분리는 경쟁력의 또다른 원천이었다고 분석했다. 만약 두 부문이 성과급 재원을 공유해 실적이 부진한 부문에도 보너스를 지급했다면 성과와 무관한 보상이 반복돼 성과주의 원칙 자체가 훼손됐으리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부문별 독립채산과 철저한 성과 연동 보상이 있었기에 각 부문이 스스로 생존과 성장을 책임지는 긴장감을 유지할수 있었다며 이것이 완제품과 부품 양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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