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사상 첫 2000조…주택대출에 빚투도 급증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05:01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짊어진 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집값 상승과 주택 거래 증가로 주택 관련 대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 증시 호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다. 금리 인상기에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차주는 물론 가계 전반의 이자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9일 한국은행의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말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이 20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4분기 1000조원을 넘어선 지 약 13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증가 폭도 코로나 당시 주식투자가 늘며 대출이 불어난 2021년 3분기(34조8000억원) 이후 19분기 만에 가장 컸다.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은행 등에서 받은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사용액 등(판매신용)을 합친 것을 말한다.

이번 가계빚 증가에서 눈에 띄는 건 주택 관련 대출에 더해 기타대출까지 동시에 급증했다는 점이다. 2분기 가계대출은 24조9000억원 늘었는데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기타대출이 주택 관련 대출 증가 폭을 추월한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는 증시 상승에 빚투가 확산하며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에 불을 붙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코스피는 4월 이후 석 달 만에 80% 급등하며 지난 6월 22일 역대 최고점(9114.55)을 찍은 바 있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관련 대출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와 이미 분양된 집단대출 수요로 거래가 늘며 증가했다”며 “기타대출은 2분기 주식 시장 활황으로 투자 수요가 작용하며 이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했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로 불어난 상황이 금리 인상기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리며 ‘인상 사이클’로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달 ‘백투백’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미국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이미 대출 금리가 올라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한번 더 인상할 경우 취약차주뿐만 아니라 가계 전체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지며 소비 여력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출 총량 규제를 받고 있는 은행들도 금리를 낮게 가져갈 유인이 없는 상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계가 주식 투자에도 빚을 사용했다면 하나의 자산 가격 조정이 다른 자산과 소비까지 영향을 미치는 ‘레버리지의 연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또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해 소비 위축 등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기다 하반기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무리한 대출 총량 규제로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커지자, 정부는 8·13 부동산 금융 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보다 2배로 높인 3%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주비·중도금·잔금 대출 등 집단대출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에서 뺀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올해 대출해줄 수 있는 규모도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늘었다. 다만 한은은 3분기에는 2분기와 같은 신용대출 증가세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한은은 “3분기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2분기처럼 신용대출 늘진 않을거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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