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제공)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해외 탄소 규제가 본격화됐지만 국내 수출기업 대다수는 표준화된 플랫폼 없이 제각각 관리하거나 수기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7월 6~31일 수출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99.3%가 고객사(바이어)로부터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MRV 플랫폼(Measurement, Reporting, Verification)은 탄소배출정보를 측정, 기록, 검증하는 탄소 배출량 관리 체계로 산업통상부의 '산업단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의 하나다.
90.3%는 고객사 입장에서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소데이터 관리가 공급망 거래 관계와 경쟁력 유지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제공)
표준 없는 '각자도생'…ERP 자체 구축 66.3%, 엑셀·수기 관리 42.4%
기업의 데이터 관리 역량은 규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탄소데이터 관리방식(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6곳(66.3%)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관리하고 있었으나 공용 표준 플랫폼 없이 '각자도생'에 머물러 있었다.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엑셀·수기 문서(42.4%)나 고객사 개별 서식(38.8%)으로 데이터를 일일이 재가공해 입력하는 '이중 수작업'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마다 기준과 서식이 달라 데이터 산출·연계 과정에서 오류와 행정 비효율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64.0%),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53.7%) 등 표준화된 플랫폼을 꼽았다. 개별 기업 차원의 관리를 넘어 '표준화된 양식과 변환 기능을 갖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대한상의제공)
플랫폼 필요성 공감하지만...비용 부담·전담인력 부족 '걸림돌'
기업들은 수출규제 및 고객사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도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플랫폼 도입의 최대 걸림돌로는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64.0%)과 '전담 인력 및 시간 부족'(62.7%)이 1·2위로 지목됐다.
향후 3년간 데이터 관리에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4.7%, '50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43.3%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초기 재정 부담이 플랫폼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분석됐다.
플랫폼 활용의 선결과제로 '영업기밀 등 기업 데이터 보호'(54.0%)와 '국제표준·해외기준 상호 호환'(54.0%) 등 플랫폼의 보안과 상호 운용성이 우선으로 꼽혔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 공시제도 법제화에 이어 글로벌 탄소규제로 이제 검증된 탄소데이터가 없으면 수출 차질이 생기는 등 공급망 탄소데이터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됐다"며 "기업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의가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