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데이터 제출 ‘발등의 불’…수출기업 10곳 중 4곳 엑셀·수기 의존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06:03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글로벌 탄소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수출기업 대부분이 고객사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 10곳 중 4곳은 여전히 엑셀이나 수기 문서에 의존하고 있어 표준 플랫폼 구축과 비용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은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출기업의 99.3%는 고객사나 바이어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향후 요청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90.3%였다. 탄소데이터 관리 역량이 수출과 공급망 거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른 셈이다.

기업들의 관리 체계는 글로벌 규제 강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탄소데이터 관리 방식에 대한 복수응답 결과 66.3%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자체 사내 시스템을 활용했다. 하지만 기업마다 기준과 서식이 달라 데이터 호환과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엑셀이나 수기 문서로 관리한다는 응답도 42.4%에 달했다. 고객사가 지정한 개별 서식을 활용한다는 기업은 38.8%였다. 기업들은 내부 시스템에 저장한 데이터를 고객사 양식에 맞춰 다시 가공하고 입력하는 이중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64.0%)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은 53.7%였다.

플랫폼 도입의 걸림돌로는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64.0%)과 ‘전담 인력 및 시간 부족’(62.7%)이 꼽혔다. 향후 3년간 탄소데이터 관리에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이 들 것이라는 응답은 44.7%였다. 5000만원 이상을 예상한 기업도 43.3%에 달했다.

산단공은 탄소배출량 측정(Measurement)과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을 지원하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디지털제품여권(DPP) 등 글로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관리 전 과정을 지원한다.

대한상의와 산단공은 기존 사내 시스템과 MRV 플랫폼의 연계 비용을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계측기·센서 설치 확대와 탄소데이터 산정 컨설팅, 전담인력 인건비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 공시제도 법제화에 이어 글로벌 탄소규제로 이제 검증된 탄소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으로 규제에 대응하도록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자료 = 대한상의)
(자료 =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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