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바탕으로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가오픈을 시작했다. 2026.8.12 © 뉴스1 박정호 기자
홈플러스가 영업 정상화에 들어가면서 회사가 보유한 '자가점포'의 향후 운용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생 과정에서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지만, 영업을 재개한 핵심 점포 상당수가 자가점포라는 점에서 정상화 이후에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현재 운영을 재개한 67개 핵심점포 가운데 41개가 자가점포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핵심점포의 약 61%가 회사가 직접 소유한 점포인 셈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운영 점포 수를 대폭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자가점포가 핵심 영업망에 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확보냐 영업 기반이냐'…홈플러스 자가점포의 딜레마
자가점포는 홈플러스 입장에서 양면적인 자산이다. 매각할 경우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지만, 매각 이후에도 영업을 이어가려면 임차료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보유할 경우 별도의 임차료 부담 없이 영업을 지속할 수 있지만, 부동산에 자금이 묶여 회생에 필요한 현금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대규모 자산 처분을 통해 회생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6월 제출된 수정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자산 처분액은 약 1조6433억 원으로, 이 가운데 1조1401억 원(69%)을 회생계획 인가 후 첫 회계연도에 비핵심 자가점포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홈플러스가 정상화에 들어가면서 향후 점포 전략은 단순한 매각 여부를 넘어 어떤 점포를 직접 보유하고 어떤 점포를 임차할지에 대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의 자가·임차 점포 비중을 보면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FC 점포를 제외한 약 154개 사업장 가운데 자가점포 비중이 약 80% 수준이다. 반면 롯데마트는 국내 112개 점포 가운데 약 52%가 자가점포, 약 48%가 임차점포다. 회사별로 자가점포를 활용하는 비중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마트는 과거 세일즈앤드리스백을 통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대규모 현금을 일시에 확보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해 왔다. 점포 매각으로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을 현금화하고 이를 재무 유동성 제고와 사업 운영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 역시 과거 일부 점포에 대해 세일즈앤드리스백을 실시하며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한 바 있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을 현금화해 자금 운용과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시 자산 유동화에는 롯데마트뿐 아니라 백화점·아울렛 등 롯데쇼핑의 여러 사업부 자산이 함께 포함됐으며, 확보된 자금 역시 롯데쇼핑 차원에서 활용됐다. 특정 점포 매각이 곧바로 해당 사업부의 투자 재원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수도권은 '부동산', 지방은 '영업'…점포별 가치 따져야
최근에는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가치와 부동산 가치를 따로 평가하기보다 점포별 입지와 상권,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입지와 시장성, 허용 용도 등에 따라 편차가 커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수도권 핵심 도심 점포는 부동산 가치가, 지방 점포는 영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경쟁 심화와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 악화 속에서 대형마트 점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점포 수 확대와 매출 증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점포 하나하나의 영업 경쟁력과 부동산 가치, 임차 비용, 향후 개발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점포는 이제 단순히 매출을 내는 공간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며 "영업이익뿐 아니라 부동산 가치, 임차료,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점포를 보유하거나 매각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youm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