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가 진행한 사우디아라비아 마잔(MIP) 가설공사 현장 (현대리바트 제공)
중동 전쟁 여파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리바트의 1200억 원 규모 이라크 해수처리시설 관련 공사가 실제로는 중단 없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1분기까지 0%였던 공정률은 2분기 2.47%로 상승했다.
현대리바트 "공사 중단 없어"…2분기 매출 반영
20일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 가설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매출도 2분기 실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수자원 인프라 프로젝트(CSSP)'의 6월 말 기준 공정률은 2.47%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1분기보고서에 기재된 공정률은 0%였다.
반기보고서상 수주총액 1214억 7415만 원에 공정률을 단순 적용하면 6월 말까지 약 30억 원이 공사 진행분으로 반영된 셈이다. 공사미수금은 같은 기간 69억 3437만 원에서 22억 1221만 원으로 47억 2216만 원 감소했다.
현대리바트는 발생원가에 기초한 투입법으로 해당 공사의 진행률을 측정한다. 공정률 2.47%는 공사에 투입된 원가를 기준으로 계산된 수치로, 공사대금 수령 시점과는 구분된다.
사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당초 계획보다 진행 속도는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리바트는 2분기 기업설명회(IR) 자료에서 해외가설 매출 감소 배경으로 '신규 현장인 이라크 CSSP 진행 지연'을 제시했다. 올해 2분기 해외가설 매출은 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77억 원보다 55.7% 감소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월 현대건설과 801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 가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시 공시된 원화 기준 수주금액은 1141억 원으로 2024년 연결 매출의 6.1%, B2B 사업 매출의 약 18%에 해당했다. 반기보고서상 계약금액이 1215억 원으로 늘어난 것은 6월 말 환율을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계약 공시 이튿날인 2월 28일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현장 인력과 자재 투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일부 보도에서는 인력 투입과 자재 반출이 중단됐다고 전했지만 현대리바트는 공사가 실제 중단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CSSP 본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약 500㎞ 떨어진 코르 알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 배럴의 해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4조 원으로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와 이라크 바스라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가 공동 투자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해당 프로젝트를 일괄 수주했다. 현대리바트는 본공사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의 숙소와 사무실, 회의실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전기·소방·통신설비를 구축하는 가설공사를 맡았다.
'재무통' 민왕일의 B2B 승부수…해외가설 매출 회복 과제
이라크 사업은 민왕일 대표 체제에서 확보한 첫 대형 해외 수주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현대백화점에서 회계와 재무, 경영전략을 담당한 민 대표를 현대리바트 대표로 내정했다. 민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민 대표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는 가구시장 침체와 건설경기 둔화에 대응한 수익성 개선이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 5462억 원으로 전년보다 17.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7억 원으로 34.6%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3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0억 5300만 원으로 88.9% 급감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5억 6000만 원으로 9.4% 증가했지만 매출은 3731억 원으로 9% 줄었다.
현대리바트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법인 프로젝트와 빌트인, 해외 가설공사 등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B2B 사업 매출은 158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
가구회사인 현대리바트가 해외 가설공사를 수행하는 배경에는 2017년 현대H&S 흡수합병이 있다. 현대H&S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과 산업·건설자재 유통을 담당하던 B2B 전문기업으로 해외 건설 현장의 가설공사도 수행했다.
현대H&S 합병을 통해 건설사업 경험과 자재 조달망, 법인 영업망을 확보했으며 현재 법인사업부가 가설공사를 비롯한 기존 현대H&S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이라크 사업을 포함한 2019년 이후 중동지역 누적 수주액은 7307억 원이다. 해외 가설공사 매출은 2024년 1126억 원으로 전년보다 40.9% 증가했지만 기존 현장들이 종료되면서 지난해 285억 원으로 74.7% 감소했다. 공사가 끝나면 매출도 종료되는 사업 구조상 신규 대형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B2B 신규 프로젝트 확대'를 제시했다. 이라크 사업은 핵심 프로젝트로, 향후 공사 진행 속도가 민왕일 대표 체제의 해외 B2B 실적 회복을 좌우할 전망이다.
yoong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