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비리 의혹에 1.8조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흔들'…재검토 가능성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0일, 오후 05:20

한국형 전자전기 형상(LIG넥스원 제공)

1조 8000억 원 규모의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이 방위사업 비리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본사업 수주에 앞서 핵심 기술이 축적되는 선행사업을 부정하게 따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후속사업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가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사업 재검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정수주 선행기술이 1.8조 본사업으로…사업 재검토 가능성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가 이날 발표한 '방위사업 수주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두고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재검토 가능성과 함께 K방산 신뢰도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출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시점에 대형 방위사업의 선행기술 확보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났다는 점에서다.

수원지검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5급 공무원 A 씨는 2021년 말 LIG D&A 임원들로부터 사업 평가를 잘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사업비 915억 원 상당의 6개 사업에서 LIG D&A에 유리한 평가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사업의 경우 A 씨 평가로 결과가 뒤집힌 것으로 조사됐다. LIG D&A 임원들은 그 대가로 3억2000만 원과 약 22억 원 상당의 하청업체 추천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검찰은 A 씨가 부정한 평가를 한 것으로 판단한 6개 사업 중 3개가 2025년 12월 당시 같은 분야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000억 원 상당 체계개발사업의 '핵심 또는 관련 기술'이었다고 밝혔다.

LIG D&A가 이를 토대로 본사업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것이다. 청탁 이전인 2021년 9월부터 본사업 수주를 위해 관련 기술과제를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을 세운 사실도 수사 결과에 담겼다.‘

전자전기 사업은 전시에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교란하고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는 전용 항공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1조 7775억 원을 투입해 2기를 확보하며 외국산 민항기를 개조해 국산 전자전 임무장비를 탑재한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LIG D&A·대한항공 컨소시엄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이 경쟁해 LIG D&A·대한항공 측이 선정됐다.

이번 사업에 이어 후속사업에서도 2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업과 후속사업을 합친 실질적인 사업 규모가 3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사 결과로 사업 재검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방사청은 범죄와 수주 사업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계약 해제·해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이행보증금 국고 귀속과 지급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이어 사업자 선정을 취소하고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있다.

전자전기 사업은 착수한 지 약 7개월에 불과해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보다 계약 해지에 따른 매몰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다만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면 우리 군의 전자전기 전력화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후속 2기까지 3조 이상…K방산 신뢰도·전력화도 부담
부정행위가 본사업을 넘어 후속사업의 경쟁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체계개발을 수행한 업체는 사업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실적을 토대로 후속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본사업 수주를 위한 선행사업에서 부정한 평가가 있었고 그 성과를 토대로 1조 7000억원대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후속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선행사업부터 본사업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K방산이 수출 확대로 과거의 방산비리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산업으로 도약하는 시점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는 점도 우려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자전 항공기는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개발에도 7~8년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라며 "특정 회사의 문제를 떠나 방산업계 전체의 신뢰와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LIG D&A는 검찰 수사 결과는 재판 과정에서 다툴 부분이라고 선을 그으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검찰이 공개한 내용은 공소사실로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향후 재판을 통해 확정된다.

LIG D&A는 "당사 임직원이 검찰에 기소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재판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가려지고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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