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은 올랐는데…하림, 육계 영업익 40% 감소한 이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후 05:39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하림(136480)이 올해 상반기 닭고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육계 부문 외형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병아리 공급이 줄면서 생계 가격이 오른 데다 제조 전반의 비용이 상승한 영향이다.

하림 익산공장 앞 전경. (사진=김지우 기자)
하림 익산공장 앞 전경. (사진=김지우 기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8.4% 늘었다.

하림의 사업부문은 육계, 육가공, 기타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육계 부문 외부수익은 5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5184억원보다 10.8% 증가했다. 외부수익은 내부 계열·부문 간 거래를 빼고 외부에 판매한 금액을 말한다. 하림의 육계 부문은 신선육과 염지육, 부분육, 절단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같은 기간 육계 부문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2%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육계 부문의 매출 증가에는 판매량 확대보다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하림의 상반기 신선육 판매량은 8만4894t으로 전년 동기보다 1% 줄었지만 매출은 5406억원으로 7% 증가했다. 신선육 평균 판매가격이 ㎏당 4048원에서 4392원으로 8.5% 오른 영향이다.

이러한 닭고기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생계 공급 부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육계 산지 평균 구매가격은 2394원으로 전년 동기 2177원보다 약 10%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병아리 공급 감소와 고병원성 AI 확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다. AI 발생으로 종란과 병아리가 대량 폐기되면서 병아리 가격은 마리당 최대 920원까지 올랐다. 공급할 수 있는 닭의 개체 수가 줄면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생계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

하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생계 매입가격과 더불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이 상승한 탓이라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하림은 닭을 전부 자기 농장에서 키우는 게 아니라, 계약 사육농가로부터 원재료인 생계를 공급받는 비중이 80~95%가량이다. 산지 생계 가격이 오르면 하림이 도계·가공에 투입하는 닭의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림 관계자는 “판매가 늘었음에도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면서 “생계 매입가격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원가가 모두 올랐다.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포장재와 인건비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국내 육계 시장 1위 사업자로 시장점유율은 20% 안팎이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하림만의 상황은 아니다. 마니커는 상반기 매출이 2065억원으로 26.2% 증가했음에도 영업손실이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억원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동우팜투테이블도 매출은 1672억원으로 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5.4% 감소한 52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은 하반기에는 생계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병아리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종란과 병아리 수입을 진행했고, 이달부터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하림 관계자는 “수입한 종란과 병아리가 실제 육계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데, 그 효과가 8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급량이 늘면서 생계 가격도 서서히 내려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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