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고 총 40조원 규모의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3개월이며, 매입이 끝나는 대로 모두 소각한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과 주당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2025년 FCF가 약 29조원, 2026년 약 190조~200조원, 2027년 약 270조원 안팎으로 늘어나며 3개년 누적으로는 약 49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최소 환원율 50%를 적용하면 정책 기간 전체 환원 재원은 245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금 190조 쌓은 삼성전자…투자·환원 균형이 관건
삼성전자도 주주환원 확대를 뒷받침할 현금 여력을 확보했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은 92조916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97조366억원으로 두 항목을 합하면 189조9530억원이다. 차입금 등을 제외한 순현금도 약 167조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년 약 9조8000억원을 정규배당으로 지급한 뒤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FCF는 2024년 약 20조원, 2025년 약 38조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증권가에서 대략 200조원대 중후반 가량으로 전망하고 있어 3개년 누적으로 320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150조원이 넘는 환원책을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양사가 현금창출력 확대에 힘입어 주주환원을 강화하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여력도 함께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환원을 결정할 것을 약속 드린다”며 “실적이 개선되면 배당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투자 재원을 확보한 뒤 남는 현금을 주주에게 적극 돌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환원책을 본격화하면 현금 여력이 풍부한 국내 대기업들도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AI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산업인 만큼 주주환원을 단순한 금액 경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각 기업이 재무 여력과 투자 계획을 고려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의 적정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