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형제 12년만에 법정서 만나…조현준 "이제 각자 갈 길 가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후 04:01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형제의 난(亂)의 당사자였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이 12년 만에 법정에서 만났다. 조 회장은 “재산이 문제라면 풀고, 이제 각자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21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공판을 열고 조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효성그룹과의 법적 갈등 등으로 사임을 결심한 뒤 효성그룹 측에 퇴임을 고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회장 측에 본인의 배우자를 음해한 것을 사과하라면서 불응하면 비리 내용을 고발하겠다는 취지로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검찰이 당시 보도자료에 담긴 ‘조 전 부사장이 중공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회사의 장기 성장에 기여했다’는 내용이 사실인지 묻자, 조 회장은 “일치하지 않는다. 중공업 부문이 거의 망가진 것도 조 전 부사장이 있을 때의 일”이라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이 배우자 관련 소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과정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저희가 그런 지라시를 만든 적이 없다. 원한다면 경찰에 가서 누가 작성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저희에게 강압적으로 사과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이날 조 회장은 2015년 3월 8일 조 전 부사장이 부친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성북동 자택을 찾았던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조 전 부사장이 ‘독사 같은 어머니 몸속에서 태어난 것을 후회한다’, ‘지옥 끝까지 보내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처벌 의사를 묻자 조 회장은 “이번 사건은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깨우치게 하려고 이 방법밖에 없다며 피 토하는 심정으로 선택한 소송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처벌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엔 조 회장에 대한 조 전 부사장 측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법정에 출석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사진=연합뉴스 제공)
법정에 출석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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