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내에 개점한 창고형약국 메디킹덤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건강기능식품 등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7일 문을 연 메디킹덤약국은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과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폭넓은 상품군을 한 공간에서 제공하며 K-뷰티 화장품 전문 존을 별도로 운영한다. 2026.2.8 © 뉴스1 이광호 기자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벤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신산업·신기술 분야 창업·벤처 규제를 전담할 '창업벤처 규제혁신위원회' 신설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새로운 규제가 법제화되면서 향후 규제혁신위가 이번 사례 또한 다루게 될지 주목된다.
벤처업계 "제2의 타다금지법…기득권이 혁신 가로막아" 반발
21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진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을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의 도매 사업 확장을 겨냥했다는 의미에서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부르고 있다. 오는 12월 개정안이 시행되면 비대면진료 플랫폼 사업자가 의약품 도매업을 겸영하는 행위가 제한될 전망이다.
벤처기업협회는 법안 통과 직후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협회는 기존 법체계로도 리베이트나 환자 유인·알선 등 우려를 규제할 수 있는데, 약사법 개정을 통해 특정 사업모델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입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논평에서 "신산업 분야의 진입규제와 직역단체의 기득권으로 또다시 스타트업의 작은 혁신이 좌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둘러싼 규제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법안이 또 다른 '혁신 위축 입법'으로 남지 않도록 후속 제도 설계 과정에서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벤처 규제혁신위원회' 신설…'닥터나우 방지법' 다뤄질까
이번 개정안 통과는 정부가 최근 창업·벤처 분야 규제혁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는 지난 12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산하에 '창업벤처 규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신산업·신기술 관련 창업·벤처 규제를 별도로 다루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산업 분야에서 창업기업의 진입을 가로막거나 성장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기 위한 규제혁신 전담기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규제합리화위원회 산하에 창업벤처규제혁신위원회가 곧 신설될 예정"이라며 "창업·벤처 쪽 규제를 별도로 다뤄 속도감 있게 개선해 나가기 위한 위원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산업·신기술 관련 개선이 필요하고 이해관계가 서로 부딪힐 때 창업과 재도전에 걸림돌이 되는 과제들을 리스트업하고 어떤 것부터 해결해 갈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창업벤처 규제 전담기구 역할을 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나우 사례 역시 비대면진료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과 의약품 유통·약국 영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향후 규제혁신위원회에서 다뤄질 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혁신위원회는 신산업 규제에 대한 여러 내용을 다룰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며 "비대면 진료 사업 또한 신산업에 속하는 분야이니 하나의 꼭지로 다룰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과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4일 ’중소벤처기업부-보건복지부 약사법 개정안 관련 공동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 © 뉴스1
약사법 개정안 후속 논의 본격화…중기부 "범부처 민관협의체 운영"
법제화된 규제라도 시행령·시행규칙 등 후속 제도 설계 과정에서 혁신기업의 사업모델과 소비자 편익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규제혁신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닥터나우 사례를 통해 신산업 규제 갈등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약사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가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달 17개 스타트업 단체와 업종별 협회 등과 함께 신산업 분야 창업규제 발굴·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분야별 협회가 현장에서 창업기업의 규제 애로와 개선 과제를 발굴하면 이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단계적으로 논의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장의 규제 수요를 직접 발굴해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개선하는 방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업 모델을 제한한다는 벤처업계의 우려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사업 목적을 이룰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라며 "이 방법을 업계도 같이 참여해서 민관협의체에서 논의를 함께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topy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