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의 '새로운 실험'…'마르니' 출신 CD의 첫 컬렉션 보니[르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후 05:23

[도쿄(일본)=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달 중순 일본 도쿄의 쇼핑거리 긴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푸른 색 간판의 한 매장 안에는 쇼핑백을 든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것도 색다른데, 가격 비싸지 않으니 하나 더 사.” 곳곳에서 한국인 고객들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곳은 글로벌 패션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운영하는 브랜드 ‘GU’의 도쿄 플래그십 매장(도쿄점)이다. 이미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도쿄 여행시 들러야 하는 ‘쇼핑코스’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도쿄 플래그십 매장. 매장 전면에 FW컬렉션에 대한 홍보물이 큼지막하게 배치돼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도쿄 플래그십 매장. 매장 전면에 FW컬렉션에 대한 홍보물이 큼지막하게 배치돼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젊고 역동적인 GU, 쇼핑 ‘필구템’ 되다

GU는 일본어로 자유를 뜻하는 ‘지유(Jiyu)’에서 유래한 브랜드로, ‘유어 프리덤’(YOUR FREEDOM)을 주요 메시지로 내세운다. 같은 패스트리테일링 계열 유니클로보다도 더 합리적인 가격대와 젊은 디자인을 앞세운다. 현재 한국에서도 온라인몰을 통해 20여가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최근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엔저 효과 포함)에 GU에서 쇼핑을 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 이날 방문한 도쿄점에서도 한국 관광객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대구에서 여행 온 20대 대학생 김지은(23)씨는 “한국에는 GU(오프라인 기준)가 없어서 도쿄나 후쿠오카에 올때마다 들러서 구매한다”며 “가격도 저렴해 부담이 없고, 디자인도 재미난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GU는 인기 있는 ‘젊은 브랜드’다. 매장에서 만난 30대 일본 여성 유미꼬 씨는 “일본내에서도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품질도 나쁘지 않고 디자인도 다양해 종종 들른다”며 “개성이 있다”고 했다.

유니클로가 이미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으면서 도쿄의 주요 매장들이 쇼핑성지가 된 것처럼, GU 역시 유니클로의 뒤를 밟아가는 모습이다. 도쿄점뿐만 아니라 인근 긴자점에서도 GU 매장은 관광객들로 연일 붐볐다. 시부야, 하라주쿠, 키치조지 등 도쿄의 주요 관광 거점내 GU 매장을 둘러보니 모두 외국인 고객들로 가득했다. 일부 핵심 거점엔 제품군이 더 다양한 경우도 있는데, 이에 최근 관광객들 사이에선 커뮤니티를 통해 매장별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생겼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GU는 주요 쇼핑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GU는 주요 쇼핑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명품 디자이너 영입’ GU, 韓서도 31일 신규 컬렉션 출격

이처럼 작지만 강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던 GU는 최근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브랜드 출범 2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부터 일본내 GU 매장에 깔리기 시작한 ‘2026 가을·겨울(FW) 컬렉션’이 그 첫 시작점이다. GU에서 올초 영입한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프란체스코 리소가 진두지휘한 첫 성과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리소 CD는 과거 프라다·마르니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GU에서 외부 유명 인사를 CD로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GU의 변화는 도쿄점 외관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찾은 GU 도쿄점 전면 유리창엔 FW 컬렉션의 핵심인 미니멀·클래식·플레이풀·유틸리티·스포트·코지 등 여섯 가지 콘셉트를 내걸었다. 각 스타일별로 키워드를 구분한 것이어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리소 CD 영입과 그의 첫 결과물인 FW 컬렉션을 선보인만큼 GU도 매장 전반에 공을 들인 모습이 엿보였다. 방문했던 당시에는 매장에 진열된 일부 제품들만 볼 수 있었는데, 과감한 원색 계열부터 클래식한 디자인까지 옷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이었다. 예컨대 간결한 디자인부터 1970년대 감성을 재해석한 캐주얼 스타일, 아웃도어 활동에 맞춘 실용성 중심 디자인, 1980~90년대 스포츠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스트리트패션 스타일 등 각양각색이었다.

도쿄점 내부 곳곳엔 프란체스코 리소 CD가 이끈 FW 컬렉션에 대한 이미지를 배치해 시선을 이끈다. (사진=김정유 기자)
도쿄점 내부 곳곳엔 프란체스코 리소 CD가 이끈 FW 컬렉션에 대한 이미지를 배치해 시선을 이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일본 GU 본사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소 CD는 “현대의 의복은 현실에 기반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상상력과 개성, 유희를 위한 여지도 남겨둬야 한다”며 “6가지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는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고자 한 시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쿠로세 토모카즈 GU 최고경영자(CEO)도 컬렉션 론칭 발표를 통해 “현재 GU는 상품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상품 개발과 프란체스코 리소의 창의성을 결합해 디자인과 완성도를 모두 강화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GU의 신규 컬렉션은 오는 31일 한국시장에도 공식 판매된다. 다만 한국시장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만큼, 유니클로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선보인다. 현재 GU의 신규 컬렉션 관련 특펼페이지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출범 20주년을 맞은 GU가 명품 디자이너를 앞세워 브랜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대를 강점으로 성장해 온 GU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방향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

GU의 신규 제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GU의 신규 제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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