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치솟는 국고채 금리에 회사채도 바짝 긴장…냉랭한 투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후 07:43

크레딧 스프레드의 등락은 곧 회사채 시장의 투심과 자금의 이동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크레딧 시그널'은 매주 변화하는 스프레드 추이를 중심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직관적으로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이달 초 하향 추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치솟으며 크레딧 스프레드마저 함께 벌어지는 양상이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냉랭한 기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요지부동인 가산금리…신용위험에 닫힌 지갑

2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우량채인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4.504%를 기록해 이달 저점을 찍었던 지난 5일(4.392%) 대비 11.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같은 기간 3.669%에서 3.811%로 14.2bp 오르며 절대 금리 수준이 서서히 높아지는 흐름이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로 기업의 신용 위험이 국가보다 크기 때문에 붙는 가산금리다. 절대 금리 방향과 무관하게 스프레드가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기업 위험을 높게 평가하며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생성형 인공지능(AI)로 생성한 인포그래픽.
생성형 인공지능(AI)로 생성한 인포그래픽.


실제 국고채(3.959%)와 AA-(4.653%)는 지난달 24일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 5일 각각 3.669%, 4.392%로 저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AA- 스프레드는 지난달 23일 69.2bp에서 국고채 금리가 급락 전환한 이달 5일 72.3bp까지 오히려 확대됐다. 이후 국고채와 AA- 금리가 동반 반등했음에도 스프레드는 뚜렷한 축소 흐름을 타지 못한 채 이달 들어 69.3bp에서 70.7bp 사이를 오가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우량채인 BBB- 3년물의 경우 온도차가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절대 금리는 연고점(10.450%)과 이달 저점(10.188%) 사이를 오갔지만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649bp에서 652bp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 갇힌 채 사실상 움직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준으로도 650.8bp를 기록 중이다. 절대 금리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 자체가 이미 바닥까지 얼어붙어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고유가 악재 겹친 거시환경…통화당국 '마이웨이' 통할까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미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다음 주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금리 방향성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느냐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상적일 만큼 매파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의 경계심이 쉽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관측의 배경에는 연준의 매파적 기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7월 FOMC 의사록 공개 직후 “금리가 인하되기를 정말 원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의사록에서는 위원 3명이 오히려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케빈 워시 의장 취임 이후에도 인하 언급은 전혀 없어 정치적 압박과 통화당국 판단의 괴리가 뚜렷하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치솟으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20일 브렌트유와 WTI 선물 종가는 각각 배럴당 93.78달러, 87.83달러로 2%대 급등하며 지난달 24일 이후 최고치를 나란히 갈아치웠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AA- 3년물처럼 크레딧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야 스프레드도 풀리는데 당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8월보다는 10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 그전까지는 눈높이가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최근 유가 오름세도 부담”이라며 “유가 하향 안정화 여부는 금통위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만큼 결국 매크로 환경 전반의 안정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한은 금통위가 오는 2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인상 시점을 두고 이달과 10월 전망이 엇갈리지만 인상 사이클 자체가 꺾였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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