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α' 슈퍼예산 곧 발표…반도체發 세수 호조 타고 투자 늘린다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6:50

지난 1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26.8.11 © 뉴스1 구윤성 기자

800조 원을 웃도는 내년도 '슈퍼예산'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역대급 세수 호조를 발판 삼아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미래 성장동력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고, 50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할 전망이다.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대응기금의 규모도 예산안과 함께 발표된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일시적 지출에 소진하기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위한 패키지 법안 등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727조 9000억 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세수입 역시 당초 전망치인 412조 원을 훌쩍 넘어 500조 원 플러스알파로 사상 최대 세수가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확산세에 힘입어 법인세를 중심으로 유례없는 국세 증가율이 나타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일시적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쓰겠다는 원칙을 세워왔다.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해 2040년대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AI 확산에 맞춰 국가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하는 향후 2~3년이 성장동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50조원 지출 구조조정 병행…3대 메가프로젝트에 재정 집중
역대급 지출 확대와 맞물려 지출 구조조정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사업 폐지 10%까지 역대 최대로 감축하고, 통합 성과평가에서 저성과 사업을 가려내 감액 15% 이상, 폐지 사업은 전액 삭감을 원칙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년의 2배 수준인 50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교부금과 기초연금 개편 등 지출 구조 자체도 손질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수도권 공무원 통근버스 폐지, 17개 부처 99개 사업에 걸친 4조 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정비 등을 지출 효율화 사례로 제시했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반도체, AI데이터센터, 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최우선으로 투입된다.

기업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부지 확보와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하고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우주항공, 양자 등 7대 시드(SEED) 기술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100조원 이상 미래대응기금 규모도 공개…"추가세수, 미래성장 발판으로"
아울러 정부는 대규모 세수 증가분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세수 증가분과 초과세수 등을 기금에 적립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세수 결손이나 재정 여력 보강이 필요할 때는 기금의 여유 자금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금 재원은 내국세 수입이 장기 추세치를 웃도는 '추가세수'와, 9월 세입 재추계에서 기존 세입예산을 초과하는 '초과세수'를 더해 산정된다. 추세치는 2025년 내국세 결산액에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액수를 세입 재추계와 함께 예산안 발표에 맞춰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유자금은 전담 자산운용사를 통해 채권·주식 등에 투자해 국고채 3년물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계획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도 함께 이뤄진다. 1972년 도입된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은 54년 만에 폐지되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 산식이 도입된다.

학령인구가 급감한 현실과 맞지 않는 기존 연동 구조를 손질해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던 고등·평생·영유아 교육에 재원을 재배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보전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AI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향후 2~3년이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의 승자를 가르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다시 성장의 궤적을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사회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보다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반도체 호황을 맞이해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소중한 재원을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거나 소극적인 재정건전성 관리에 활용하기보다는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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