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물류 차량. (기사와 무관). 2020.10.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유럽연합(EU)의 포장·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본격 적용되면서 유럽 시장을 겨냥한 국내 유통·e커머스 업계에도 포장재 대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화장품 등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PPWR 대응 논의가 전자상거래와 운송 과정에서 사용하는 포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다. 특히 2030년부터는 전자상거래 포장과 운송 포장 등에 대한 '빈 공간'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유럽에서 직접 상품을 판매·배송하는 국내 유통·플랫폼 업체들의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EU의 PPWR은 지난 12일 본격 적용됐다. PPWR은 포장재의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규정으로, 제품 자체의 포장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및 운송 과정에서 사용되는 포장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한다.
특히 PPWR 제24조에 따라 2030년부터 전자상거래 포장과 운송 포장 등에는 빈 공간 비율을 최대 50%로 제한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포장 내부의 제품과 포장재 사이 공간뿐 아니라 완충재 등도 빈 공간으로 계산된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역직구나 직접 배송을 확대하는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상품별 포장 규격과 완충재 사용량 등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에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역시 제조 단계부터 포장재 규정을 고려해야 한다.
배송 포장까지 규제…유럽 진출 K유통 '긴장'
현재 국내 유통업계는 각 사의 유럽 사업 확대 계획과 PPWR 적용 시점 등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G마켓은 유럽 등으로 역직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재 운영 방식으로도 2030년부터 적용되는 포장의 빈 공간 관련 규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2030년 도입될 포장의 빈 공간 관련 이슈는 현재 운영 방식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마켓은 지난 2020년부터 '높이가변형박스'를 도입해 상품 크기에 따라 박스 높이를 조절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 공간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택배박스 역시 종이박스를 사용하고 있어 포장재 재활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럽 진출 과정에서 현지 판매자에게 PPWR 준수 포장재 사용이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지 여부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G마켓 관계자는 유럽 진출 시 판매자에 대한 포장재 관련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해 "유럽 진출이 구체화될 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도 PPWR의 단계별 기준에 맞춰 관련 사항을 준수하고 있으며, 2030년 예정된 강화 기준에 맞춰 배송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협력사까지 번지는 포장비용 부담…'누가 책임지나'
업계에서는 PPWR이 제조업체뿐 아니라 유럽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배송하는 유통·플랫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포장 비용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통사가 PB 상품의 기획과 포장 디자인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 포장재 재설계와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중소 협력업체에 추가적인 포장재 변경·인증 비용이 전가될지 등이 과제로 꼽힌다.
또 국내용과 유럽 수출용 포장을 별도로 운영할 경우 포장재 이원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유통업체들이 규제에 맞춰 포장 표준을 통합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수출이 늘어날수록 제품 자체의 규제뿐 아니라 배송 과정에서 사용하는 포장재까지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상품 기획 단계부터 관여하는 만큼 제조사와 유통사 간 역할과 비용 부담을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oum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