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조선소에서 파업 집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 © 뉴스1 조민주 기자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329180) 노동조합의 파업권(쟁의권) 확보 여부가 오는 24일 최종 결정된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는 대로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앞서 지난 21일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을 강행하면서 완성차 업계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조선업계 '큰형' 격인 HD현대중공업마저 파업 수순을 밟을 경우 이익 배분을 둘러싼 노동계의 파업 파고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HD현대重 노조, '영업익 30%' 달라…쟁의권 확보 이어 파업 결의 수순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오는 24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 사안에 대한 2차 회의를 진행한다. 첫 회의는 지난 21일에 열렸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일반 사업장의 쟁의 조정 기간이 신청일로부터 10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중 중노위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조정 중지는 노사의 입장차가 커 조정을 종료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25~27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의결까지 마치면 합법적 파업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초 상견례 이후 총 15차례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현재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삼호·한화오션·삼성重도 "성과급 확대"
조선업계는 업계 내 영향력이 가장 큰 HD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투(夏鬪) 가능성은 매년 제기돼 왔지만, 올해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이슈가 새로 부상하면서 공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에 이어 HD현대삼호 노조도 영업이익 30%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조 375억 원, 1조 3628억 원으로, 노조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각각 6100억 원, 4100억 원가량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
한화오션(042660) 노조와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도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원청 노조 요구에 더해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하청노조의 요구도 거세지면서 조선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이나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친환경 추진 선박,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투자처가 산적한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이 과도해지면 미래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3대 쟁점 사항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N% 성과급' 車·철강 등 산업계 전반 확대
문제는 조선업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으로 성과급 지급 확대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나 철강처럼 전년 대비 흑자 폭을 키우지 못했거나, 수년간 업황이 부진했던 업종들 역시 성과급 배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는 21일 10년 만에 하루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국내 생산라인 시간당 생산량을 460대로 계산하면 하루 전면 파업으로만 약 736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차량 평균 판매 단가 4544만 원에 대입하면 약 3344억 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24~25일에도 부분파업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기아(000270) 노조도 오는 26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포스코 노조 역시 사실상의 성과급 성격인 격려금 60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오는 9월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을 예고하며 현재 사측과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도 필요하지만 회사의 체질 개선과 미래 투자 재원까지 위협하는 방식은 노사 모두에게 좋지 않다"며 "극단적 선택보다는 교섭을 통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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