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수로 SMR·양자 등 7대 신성장동력…'제2의 반도체' 키운다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7:43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모형.© 뉴스1 안은나 기자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을 7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추가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인공지능(AI)과 미래산업에 장기 투자하고, '제2의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AI를 당장의 성장축으로 키우는 동시에 7대 산업을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씨앗)'로 정해 기술개발부터 인프라·인재 양성, 실증·사업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할 방침이다.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등 AI 관련 대형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도 확충한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웃돌 전망이지만 잠재성장률은 1%대 중반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향후 2~3년을 잠재성장률 반등을 좌우할 '골든타임'으로 보고, 미래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중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AI 이을 7대 SEED…청정에너지·프런티어·공급망 육성
23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AI와 7대 'SEED' 산업을 집중 지원한다.

정부는 AI를 당장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향후 10~20년 뒤 우리 경제를 이끌 산업으로 △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을 선정했다.

SMR과 핵융합, 재생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산업 전기화로 급증할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분야다. 양자와 우주·항공, 첨단바이오는 기술과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키울 프런티어 분야로 분류했다.

첨단공급망은 핵심광물과 소재·부품의 특정국 의존도를 낮춰 AI와 나머지 성장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포함됐다. 에너지부터 핵심기술, 소재·부품까지 미래산업에 필요한 기반을 함께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그동안 경수형 SMR의 2035년 상용화와 2029년 100큐비트급 국산 양자컴퓨터 확보, 2030년 달 착륙 등 분야별 육성 목표를 제시해 왔다. 성장동력계정은 기술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장기간 지원하는 재원으로 활용된다.

프런티어급 AI와 피지컬 AI,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에도 투자한다. 반도체·피지컬 AI·AI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7대 산업의 기술 수준과 상용화 시점이 다른 만큼 분야별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먼저 전진 배치할 분야와 신중하게 접근할 분야, 연구개발(R&D)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효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직접 투자 규모 등에 개입하기보다는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원통 좌표형 로봇.© 뉴스1 안은나 기자

반도체발 3% 성장에도 잠재성장률은 1%대
정부가 신성장동력 육성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반도체에 기대 반등한 경제성장률과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잠재성장률 사이의 간극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올렸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각각 8.7%, 7.9%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 글로벌 5대 빅테크의 설비투자액도 2018년 800억 달러에서 2025년 3800억 달러로 7년 만에 4.8배로 늘었다. AI 투자가 반도체 수출과 세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특정 산업에 의존한 성장은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KDI가 추정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현재 1%대 중반으로, 2030년에는 1%대 초반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 효과가 약해지는 내년 성장률도 2.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경상적인 지출에 사용하기보다 신산업과 생산 기반에 투입해 중장기 성장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미국과 일본, 중국도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청년을 신성장동력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하면 청년 실업을 줄이면서 성장동력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첨단산업 육성이 청년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하고 석유화학·철강 등 구조조정 산업의 전환도 함께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세수를 잠재성장률 확충을 위한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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