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90, '기술의 재설계'로 탄생…'테크 브리프' 개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후 07:23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제네시스가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에 기존 자동차 개발의 상식을 다시 설계한 기술을 집약했다.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과 차체, 안전, 주행 성능은 물론 생산공장까지 새롭게 구축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에서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GV90 테크 브리프’를 열고 주요 기술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전날 열린 월드 프리미어가 GV90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이번 행사는 연구개발 및 제조 담당 임원들이 직접 기술 개발 배경과 구현 과정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행사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SUV를 개발하는 일이 아니었다”며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제네시스에게 럭셔리란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GV90 개발에는 차량의 핵심 부품뿐 아니라 생산 기반까지 새롭게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제네시스개발담당 허광훈 상무는 GV90을 “제네시스가 지금껏 만든 차 가운데 가장 어려운 차”라고 평가했다.

허 상무는 “플랫폼과 배터리, 전원 체계, 차체 구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차량을 생산할 공장까지 새로 만들었다”며 “거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한 결과 제네시스 사상 가장 특별한 차량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GV90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콘셉트카 ‘네오룬’에서 선보였던 코치도어 구조인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차체 중앙의 B필러를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해 탑승 공간의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B필러는 측면 충돌을 견디고 차체 비틀림을 막는 핵심 구조인 만큼 이를 제거하면 안전성과 차체 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존 설계의 상식이었다. 제네시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B필러 구조를 도어 안쪽으로 옮기고 경주용 차량의 롤케이지 원리를 재해석한 차체 구조를 적용했다.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이대희 실장은 “일반 스윙도어를 적용한 GV90도 경쟁차를 앞서는 우수한 차체 강성을 확보했지만, GV90 네오룬은 그보다도 12% 더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개방감을 확보하면서도 안전과 강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발표자들이 기자단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부터) 제네시스 북미법인 홍보담당자 자레드 펠랏, 제네시스개발담당 허광훈 상무,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안세진 상무,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이대희 실장, 통합안전개발실 이승목 상무, 제네시스시험1실 정성기 실장, 제네시스생기실 정재헌 실장.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발표자들이 기자단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부터) 제네시스 북미법인 홍보담당자 자레드 펠랏, 제네시스개발담당 허광훈 상무,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안세진 상무,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이대희 실장, 통합안전개발실 이승목 상무, 제네시스시험1실 정성기 실장, 제네시스생기실 정재헌 실장. (사진=제네시스)
안전 기술에서도 기존 법규와 평가 기준을 넘어 실제 사고 상황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GV90에는 세계 최초로 루프 에어백이 적용됐다. 전복 사고처럼 발생 빈도는 낮지만 탑승객의 중상 위험이 높은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통합안전개발실 이승목 상무는 “각국 법규와 충돌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 3800만건을 들여다봤다”며 “정해진 시험을 통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실제로 맞닥뜨릴 수 있는 순간까지 대비하는 것이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안전”이라고 말했다.

주행 성능과 승차감의 양립도 GV90 개발의 핵심이었다. 제네시스는 전·후륜에 모두 e-LSD를 적용하고, 서스펜션의 압축과 인장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모노튜브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적용했다.

제네시스시험1실 정성기 실장은 “어떤 노면과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여유로운 주행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라며 “탑승객이 이동하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도록 최고의 기술력을 모았다”고 밝혔다.

GV90의 차별화는 차량을 만드는 제조 단계에서도 이어진다. 제네시스는 GV90 생산을 위해 새롭게 구축한 울산 EV공장에 현대차그룹의 제조 기술을 집약했다. 제네시스생기실 정재헌 실장은 제조 기술의 역할을 “장인이 손으로 빚어내는 수준의 완성도를 양산 라인 위에서 모든 고객에게 똑같이 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울산 EV공장에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GV90의 곡면을 구현하기 위해 6800톤급 서보 프레스가 적용됐다. 알루미늄과 스틸 등 서로 다른 소재를 견고하게 결합하기 위한 4가지 접합 신공법도 적용했다. 완성된 차체는 자동 검사를 거쳐 표면의 미세한 결함을 잡고, 맞춤형 컬러 부스에서 고객이 원하는 색상을 입힌다.

탄소 저감 기술도 적용됐다. 도장 공정에는 낮은 온도에서 굳는 저온 경화형 도료를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40% 줄였다. 완성 단계에서는 실제 주행 환경을 공장 안에 재현해 정숙성과 품질을 검증한다.

허광훈 상무는 “GV90에 담긴 기술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상품기획과 생산, 품질, 판매까지 전사가 새로운 기준을 세우며 함께 완성한 결과”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고객이 차를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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