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급등, PCE·잭슨홀 ‘고비’[이정훈의 코인 위클리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전 11:1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장기 침체기를 겪어오던 비트코인시장이 오랜 만에 활짝 날아 올랐다. 한주 간 22% 넘는 급등세를 탄 비트코인은 2년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와 잭슨홀미팅에서의 케빈 위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년만의 급등, PCE·잭슨홀 ‘고비’[이정훈의 코인 위클리뷰]
23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3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7% 하락한 7만7200달러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하루 전 7만9000달러대 중반까지 오르던 상승세는 다소 약화됐지만, 주간 상승률은 무려 22.7%에 이르고 있다. 이더리움도 3% 넘게 하락하며 2420달러를 기록 중이지만, 주간으로는 29% 이상 급등했다.

치솟는 장기국채 금리를 제어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 조치가 촉매가 되면서 비트코인 숏 포지션 청산을 낳았고, 이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순유입과 기관들의 현물 매수세까지 이어지며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억746만달러가 순유입되며 5거래일 연속으로 순유입세가 이어졌다. 이더리움 역시 5거래일 연속 순유입이었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비트코인 가격이 10~11% 상승하는 동안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약 4%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이는 신규 레버리지 자금 유입보다는 현물 매수와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레버리지보다 숏 세력의 항복과 현물 매수세력의 동참이 랠리를 주도했다는 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 6만8000~6만9000달러 구간을 주목해야 할 핵심 가격대로 꼽았다. 이 가격대가 최근 5개월 동안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cost basis)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하루 수십억달러 규모로 나타난 ETF 자금 유입이 일주일 내내 지속돼야 이 가격대가 확실한 지지선으로 굳어지고, 비트코인 수요 구조가 실질적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 공동창업주 겸 리서치 헤드도 비트코인의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에게 “그냥 꽉 붙들고 있는 것(HODL)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펀드스트랫의 분석을 인용해 2014년 이후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거래일의 누적 수익률은 162%에 달한 반면, 나머지 365일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4%였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위험이 낮아지기를 기다리며 시장에서 빠져 있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 대부분을 만들어낸 몇 차례의 폭발적인 상승장을 놓쳤다는 의미다.

일단 5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주요한 심리적, 기술적 저항선인 비트코인 8만달러가 주목해야할 가격대다. 애널리스트 하이젠베르크(Heisenberg)는 비트코인의 50주 이동평균선을 핵심 기술적 가격대로 지목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이전 사이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50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뒤 이 선을 다시 테스트했고, 이후 약 47% 상승했다는 것.

그런 점에서 이번주 26일(현지시간)에 나올 미국의 7월 PCE물가지수 발표와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미팅 기조연설이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7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비트코인에도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따르면 7월 전품목 PCE 가격지수는 6월의 0.3% 상승보다 낮은 0.2%로 예상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의 0.1% 상승에서 오른 0.2% 상승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근원 PCE 상승률이 3.2%, 전품목 수치는 3.6%로 전망됐다. 모두 6월 수치 대비 낮아졌다.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와 이틀 전 공개되는 PCE 물가 하락에 대해 워시 의장이 잭슨홀미팅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주목된다. 그의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기조를 감안하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한도를 두 배로 확대한 것에 대해 어떤 인식을 보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PCE에서 물가 둔화가 재차 확인되고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까지 완화되면 미국채 금리 안정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워시 의장은 장기물 국채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것은 시장이 이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이 연준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이 알아서 시중 금리를 높인 만큼 연준이 꼭 다급하게 정책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려 중장기물 금리를 낮추고 싶어 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G10 외환 분석 글로벌 총괄은 “워시 의장이 기존에 했던 말을 이번에도 계속 되풀이할 수 없다는 건 명백하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물가를 잡겠다는 약속만 내놓는 것에 시장은 다소 회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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