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사 ‘대주주 쌈짓돈’ 막는다…금감원, 회사 자금 대여 제동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후 01:34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상조회사가 대주주 등에게 회사 자금을 과도하게 빌려주는 이른바 ‘쌈짓돈’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되고, 위반 시 금융감독원까지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작 소비자가 납입한 선수금을 어디에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운용 규제는 이번 법 개정에서 빠져 ‘반쪽짜리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23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인 상조회사가 지배주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여·지급보증 등 신용공여 총액을 자본금의 5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상조회사의 대주주 신용공여에는 별도의 법적 한도가 없어 회사 자금이 대주주나 대표이사에게 과도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상조업은 소비자가 서비스를 제공받기 전 장기간에 걸쳐 돈을 납입하는 구조인 만큼 회사의 부실한 자금 운용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신용공여에 법적 한도가 생겨 자본금의 50%를 초과해 지배주주 등에게 신용공여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도 이내의 거래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신용공여에는 내부통제 절차가 적용된다. 재적 임원 전원의 찬성이나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공정위에 사후 보고하거나 인터넷 등에 공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체적인 금액 기준은 향후 시행령에서 정한다.

이번 개정에서는 상조업에 금융감독원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상조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선수금을 받고 이를 운용하지만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아닌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 대상에서는 벗어나 있었지만, 앞으로는 지배주주 신용공여 한도 위반 여부를 조사할 때 공정위와 금감원이 합동조사반을 구성할 수 있다.

공정위의 관리·감독 권한도 강화된다. 개정법에는 공정위가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문화됐다.

소비자가 자신의 상조계약과 납입금 현황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선불식 할부거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근거도 신설됐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소비자는 계약 체결일과 납입 선수금 명세, 소비자 피해보상 절차, 사업자 관련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상조회사 폐업 등에 대비해 소비자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는 공제조합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출자금이 200억원에 미달하고 최근 5년간 3회 이상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도 사각지대는 남았다. 대주주에게 회사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상조회사가 고객에게 받은 선수금 자체를 어떤 자산에 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는 포함되지 않아서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조회사가 선수금을 암호화폐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이를 직접 제한하는 별도의 운용 규제가 없다. 자금 운용 단계의 위험을 통제하는 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셈이다.

한편 개정법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된 뒤 1년 후 시행된다. 공정위는 개정법이 공포되는 대로 조속히 하위 법령 정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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