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목 실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기존 대기업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기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재벌 그룹으로 편입된 몇 안되는 기업이 몇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20~30년이 지나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크게 바뀐다. 우리도 그런 역동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유니콘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의 중관춘,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모델들이 혁신 기업을 키우고 발전하는 토대였다”며 “그 안에서 기업들이 성장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이 되고,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이 되고, 성숙한 일류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실리콘밸리는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연구소, 대학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고 했다. 목 실장은 “인재를 모으는데 대학 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 전 세계에서 좋은 인재가 오고 그들이 좋은 연구를 진행하고 나와 창업도 하고 회사를 가는게 실리콘밸리 생태계”라며 “우리도 K실리콘밸리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산업이 태동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걸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K실리콘밸리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중기부의 ‘창업도시’ 제도를 진화시킨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중기부는 4대 과학기술원 소재 지역(대전, 대구, 광주, 울산)을 창업도시로 우선 선정해 선도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주력산업(벤처금융, 에너지 및 로컬 등)과 연계해 6개 도시를 추가 선정할 방침이다.
목 실장은 “K실리콘밸리 모델로 가는 데 있어서 창업도시가 발판이 될 것”이라며 “10개 도시에 우리가 마중물을 제공하면 민간 자본, 산업이 붙어 인재들이 유입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도시끼리 경쟁을 해서 성공적인 모델이 만들어 지면 더욱 집중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 출신 답게 정부가 모든 것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방식 보다는 민간주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부가 ‘될성부른 기업’을 직접 골라내기보다 시장에서 투자자가 먼저 가능성을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 실장은 “연구개발(R&D) 지원을 비롯해 여러 분야가 팁스(민간 투자사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면 정부가 자금 등을 연계 지원하는 중기부 주관의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사업)화 돼야 한다”라며 “기존 R&D는 정부가 사업을 정하고 기업이 신청해 정부가 심사하지만 팁스는 필터링을 민간이 한다. 투자자는 자기 돈이 들어가니까 신중하게 판단하는데 그렇게 민간이 투자한 기업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실리콘밸리의 성공을 위해 뒷받침 돼야 할 한국 대학들의 기술사업화 전략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특허 출원 건수에서는 세계 유수 대학에 뒤지지 않지만, 정작 기술이전과 사업화에서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대학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평가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교수와 연구자가 특허 개수에 매달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이전과 창업, 산업화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목 실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은 1년에 특허를 200~300개 정도 내는데 서울대는 전체 특허가 1200~1500개 수준”이라며 “하지만 국내 주요 대학 중 기술이전 수익이 많은편인 곳도 100억원 수준에 그치는데 스탠퍼드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술이전 수익을 올린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연구과제의 목표가 특허 자체를 내는 것으로 잡히다 보니 연구를 하면서 필요한지 아닌지 크게 고민하지 않고 특허를 만들어내는 반면 스탠퍼드는 연구실에서부터 ‘나는 나중에 창업할 것인지, 기업에 갈 것인지’가 명확하다”며 “창업을 생각하는 연구자라면 실제 사업에 필요한 특허를 만들고 이 연구자가 창업하면 대학이 그 특허를 비싸게 사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선순환이 바로 대학과 시장이 연결되는 생태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가장 주력할 사업으로 ‘모두의 창업’을 꼽았다. 목 실장은 “대기업이 대한민국을 살려줄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향후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위해 모두의 창업은 의미가 크다”며 “창업을 위해 많은 인재들이 모이고 모든 사람들이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언젠가 내 주위 누군가는 창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1978년 서울 출생 △서울대 재료공학 학사 △SK커뮤니케이션즈 팀장 △나무앤 대표 △원투씨엠 이사 △더벤처스 이사 △서울대기술지주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