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조선소 노조 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한 모습.(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2024.8.28 © 뉴스1 조민주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 노동조합이 24일 파업권(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임금 및 성과급 인상을 둘러싼 노사 간 기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그간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해 왔다.
조선사들은 업계 내 영향력이 가장 큰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현실화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된 'N% 성과급' 이슈가 확산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노동계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진 상황도 조선업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중노위 '조정 중지'…조선업계 '성과급 지급' 요구 거세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 사안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노사의 입장차가 커 조정을 종료한다는 의미다.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중노위 조정을 거쳐 조정 중지 결정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25~27일 파업 여부에 대한 노조의 조합원 찬반 투표까지 마무리되면 곧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에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영업이익 성과급 배분' 주장과 그에 따른 파업 우려는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해 왔다.
현재 HD현대삼호 노조도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 노조와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 역시 성과급 지급 방안 개선을 주장하고 나선 상황이다.
투자 재원 축소와 그에 따른 성장 동력 상실 우려도 더욱 커졌다. 자율운항, 데이터센터, 친환경 선박,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산적한 현안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조 375억 원, 1조 3628억 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노조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각각 6100억 원, 4100억 원가량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3대 쟁점 사항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성과급 요구' 교섭 주요 의제로…"경영 불확실성↑"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권 확보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조선업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에 앞서 '순이익 30% 성과급 배분'을 주장하는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지난 6월 25일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파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영업이익 30% 지급을 요구하는 기아(000270) 노조 역시 7월 27일 파업권을 따냈다.
사실상의 성과급 성격인 격려금 600% 지급을 요구하는 포스코 노조도 지난주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상황이다.
그간 재계는 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 제공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영업이익 처분 기준은 사용자 고유의 경영권에 속한다는 이유에서다.
영업이익이 환율이나 업황, 원자재 가격, 글로벌 경기 등 근로자의 노동으로 통제할 수 없는 외적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도 주된 근거였다.
하지만 쟁의권을 따내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재계 주장과는 달리 성과급 요구가 단체 교섭의 주요 의제로 자리 잡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산업계에선 경영 상황이나 미래 투자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성과급 지급 요구가 기업 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원·하청 동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진 점 역시 산업계의 시름을 더하는 요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공급망 위기 속에서 미래 투자가 절실한데 성과급 파업 투쟁이 확산하고 있다"며 "성과 배분 이슈가 노사 갈등의 불씨가 돼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성장 동력까지 훼손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1096pag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