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2800억 지켜낸 공무원, 포상금 얼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전 07:08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세청 과장 A씨는 2011년 효성그룹의 역외탈세에 관한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정보수집과 탈세분석, 세무조사를 거쳐 ‘명백한 조세탈루 혐의’를 확인한 그는 무려 20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했다. 그러나 곧바로 형사·행정소송전이 시작됐다. 세무사이자 법학박사 자격을 갖춘 A씨는 수차례의 부서이동을 거치면서도 ‘가욋일’로 소송 대응을 이어갔다. 10여년의 노력 끝에 그는 2025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2792억원의 혈세 방어에 성공했다.

정부가 A씨처럼 수입 증대나 예산 절감 등에 기여한 공무원 등에게 예산성과금을 주고 있지만, 지급 기준은 수 년 째 그대로여서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엄단하되 사기 진작을 위해 ‘특별한 공로’엔 ‘특별한 포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기획예산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 정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 220건, 20억 4700만원의 예산성과금을 지급했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국세·관세청, 국방부, 방사청, 특허청 등 다양한 부처의 공무원들이 심사를 거쳐 성과금을 받았다.

매년 36~45건, 2억 3000만~3억 6000만 원 수준이던 지급 규모는 2025년 54건, 7억 7100만원으로 늘어났다. 건당 평균 지급액 역시 기존 600만~800만원 선에서 지난해 1400만 원대로 증가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신청 건수 등에 따른 차이일 뿐, 관련 예산이나 성과급 지급 규모에 증가·감소 경향이 있는 건 아니다”며 “지난해엔 상위등급 대상이 많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예산성과금은 1999년 제도 도입 당시 최대 지급액이 2000만원이었지만 2001년 3000만원, 2016년 6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최대액이 지급된 사례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최근 5년간 최고 지급액은 지난해 A씨와 관세청 직원 B씨가 각각 받은 5000만원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거둔 성과에 비하면 포상은 인색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A씨의 경우 공직생활 20년 중 15년을 매달린 효성그룹 탈세사건의 공로를 인정받아 성과금 5000만원을 받았지만 이는 추징액 규모와 비교하면 0.00018%, 상대 측인 효성그룹이 1심 소송을 맡긴 대형로펌의 수임료(200억원대)에 견줘도 0.0025%에 불과하다.

공무원 본연의 업무에 과도한 포상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박봉과 인사적체에 따른 승진 지연 등으로 중도 이탈하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인색한 포상’은 오히려 유능한 인재 유출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중앙정부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도 ‘인정욕’이 큰데 이는 결국 승진이나 포상금으로 확인 받는 것”이라며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이 너무 적다면 대기업이나 로펌 등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조작과 담합·불공정거래, 탈세 등 주요한 신고포상금 한도를 전면 폐지해 국민들의 신고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내부 공무원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도 성과금 한도 상향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기획처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제도를 홍보하고 적극적인 신청을 장려하고 있으나, 당장 최대 지급액 상향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회 재경위 소속 여당 관계자는 “우수한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한정적으로 주는 성과금이 남용되어선 안된다”면서도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을 위해 유능한 공무원들에겐 지금보다 ‘통 큰’ 포상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혈세 2800억 지켜낸 공무원, 포상금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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