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백화점)
◇강남·잠실 나란히 4조 정조준…초대형점 경쟁 격화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 성장률은 2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3조 6700억원이었던 만큼 올해 10%가량만 성장해도 4조원을 넘어선다. 상반기 성장세를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올해 4조원 돌파를 사실상 유력하게 보고 있다. 롯데 잠실점도 상반기 매출 성장률이 20%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두 점포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3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4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롯데 잠실점 역시 2024년 3조원 고지를 넘어선 지 불과 2년 만이다. 지난해 잠실점 매출은 약 3조 3000억원이다. 하반기에도 현재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4조원 고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조원 고지를 둘러싼 두 점포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롯데는 현재 잠실점의 대규모 리뉴얼 일정을 일부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강남점이 3조원에 이어 4조원 고지도 먼저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4조원 돌파는 국내 백화점 간 순위 경쟁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일본 이세탄 신주쿠 본점은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매출 4249억엔(약 3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영국 해러즈는 2025회계연도(2025년 2월~2026년 1월) 매출이 24억 1000만파운드(약 4조 6000억원)다. 런던 나이츠브리지 본점과 온라인몰 등 사업을 합산한 수치다. 강남점이 올해 4조원을 넘어서면 이세탄을 웃돌고 해러즈와의 격차도 한층 좁히게 된다. 잠실점까지 4조원대에 진입하면 국내 점포 두 곳이 동시에 세계 최상위권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사진=롯데백화점)
◇투자 늘리고 외국인 품고…‘글로벌 체급’ 올라선 K백화점
한국 백화점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배경에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과감한 투자가 자리한다.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잠실점은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식음료(F&B), 문화·체험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강화해왔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4년 국내 최대 규모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선보였고, 롯데 잠실점은 백화점·에비뉴엘·롯데월드몰을 아우르는 복합 쇼핑타운으로 몸집을 키웠다. 과거 해외 유명 백화점의 브랜드와 상품을 들여오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국내 점포 자체가 쇼핑·미식·체험을 아우르는 목적지로 진화한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형이 달라진 점도 체급 상승에 힘을 보탰다. 과거 명동 등 도심 관광상권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강남권으로 확산하면서 강남점과 잠실점도 수혜를 입고 있다. 원화 약세로 국내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 가격 이점이 커진 데다 K푸드·K패션·K뷰티 등 한국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다. 내국인 VIP 중심이던 국내 백화점의 고객 기반이 글로벌 소비자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명품과 외국인 수요를 동시에 잡은 초대형 점포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중에서도 명품과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수도권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1분기보다 2분기 기존점 성장률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피크아웃 우려는 이르며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