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의 모습.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미국 정부가 치솟는 장기국채 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바이백(재매입) 조치를 발표했지만 자산시장에서 다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재정 건전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미국 국채에 대한 불안감이 오히려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07.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저점이었던 지난달 16일(3992.1달러)과 비교해 약 한 달 만에 18%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일 오후 1억 595만 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16일(8917만 원) 대비 일주일 만에 19% 급등한 것으로, 지난 6월 2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1억 원 선을 돌파했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배경에는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불안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약 5경 5324조 원)를 돌파하며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미국 국채와 달러 대신 가치가 쉽게 희석되지 않는 대체자산의 수요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장기국채 금리 급등에 지난 19일 미국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며 시장 안정에 나서자 금리가 하락했다. 하지만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자 국채 금리는 하루만에 다시 상승했다. 이에 시장에선 달러 등 법정화폐의 가치 하락에 대비해 대체자산을 사들이면서 금·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것이다.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 진열된 골드바 모습. 2026.8.17 © 뉴스1 이종수 기자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 억제 정책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를 사들이면 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려 가치가 내려간다. 투자자들도 국채 금리가 내려간 만큼 보상이 적어지기에 달러를 다른 통화로 바꿔 새로운 수익처로 떠난다. 달러당 1400원대였던 환율은 지난 19일 미 재무부의 발표 당일 처음 1300원대로 급락해 이날 1384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같은 금과 비트코인 등의 가격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장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만큼 이를 헤지하기 위한 대체자산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천문학적 재정적자와 국채 부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국채금리 억제 정책만 유지할 경우 달러에 추가 하락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장기 국채 금리가 안정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자금시장마저 불안하면 자칫 금리 발작과 같은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 중간선거 이전까지 베세노믹스(재정 긴축·물가 통제·약달러)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불안이 커져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현상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안전자산인 금값의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재매입을 위한 자금원은 대부분 단기채를 통해 조달되기에 부담이 크고, 미 중간 선거가 끝나면 재매입 증액 기간도 종료된다"며 "연내에 금값이 전고점(온스당 5600달러)을 상회할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