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3대 쟁점 사항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완성차 업계의 '맏형' 현대자동차(005380)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파업 리스크가 한층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곳은 기아(000270)가 유일하다.
기아 노사가 통상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임금협상을 마무리해 온 만큼, 이번 현대차의 잠정합의가 기아 교섭에도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사의 기본급·성과급 제시 수준 차이가 크지 않아 조만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부품·물류 계열사의 노사 갈등은 생산 차질의 변수로 남아 있다.
현대차 10년 만의 전면 파업 끝에 잠정합의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부터 울산공장에서 진행한 17차 교섭 끝에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400%+1270만 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 원 지급 등이 담겼다. 기술직은 내년 200명, 2028년 300명 등 총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은 관련 법 개정 시 보충협약을 통해 시행하기로 했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올해 교섭은 어느 때보다 진통이 컸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맞섰다. 교섭이 장기화하면서 7월에만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이 60시간에 달했다. 하계휴가 이후에도 부분 파업이 이어졌다. 지난 21일에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전면 파업까지 벌였다.
전면파업을 포함하면 누적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132시간이다. 업계는 시간당 생산량을 고려할 때 누적 생산 차질은 약 6만대, 누적 매출 차질액은 약 2조 5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완성차 중 기아만 협상 남아…26일 부분파업 예고
현대차가 합의점을 찾으면서 완성차 업계 임금협상도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003620·KGM)는 이미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고, 르노코리아도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26일 사원총회에서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기아 노사는 이날 12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자사주 246주 이상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00%+1200만 원, 자사주 45주 등을 제시한 상태다.
기본급과 현금성 성과금만 놓고 보면 기아 사측 제시안은 현대차 잠정합의안과 격차가 크지 않다.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가 매년 기아 교섭의 사실상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 노조는 협상이 결렬되면 26일부터 28일까지 근무조별 2~4시간 부분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2021년부터 이어온 무분규 행진이 5년 만에 중단된다. 기아까지 합의점을 찾으면 올해 성과급 확대 요구 등을 둘러싸고 고조됐던 완성차 업계의 파업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조합원 86.6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면서 25일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파업권을 확보하면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2026.6.25 © 뉴스1 안은나 기자
부품·물류 계열사 갈등은 여전한 변수
다만 완성차 생산과 직결된 부품·물류 업계의 노사 갈등은 불씨로 남아 있다.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그룹 부품·물류 사업장 노조들은 지난 20~21일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에 참여했다. 현대글로비스 울산지역 사업장 노조 등은 현대차 울산공장 재건축과 생산라인 재편 과정에서 고용 보장과 원청 교섭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도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품·물류사의 파업은 완성차 노조 파업보다 생산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있다. 핵심 부품이나 물류 공급이 끊기면 완성차 생산라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 등의 파업으로 현대차·기아 공장이 멈춘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한 만큼, 기아도 비슷한 수준에서 교섭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품 업체 등의 갈등이 (생산 차질) 변수로 남아있어 예의주시 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