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미래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사내 복지포인트인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이번 합의에 따른 1인당 총 보상 효과를 약 4000만원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신기술 관련 진행 경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번 노사 합의는 현대차그룹이 로봇의 제조 현장 투입 준비를 본격화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실제 공장에서 축적한 작업 데이터를 로봇 학습과 성능 개선에 다시 활용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로봇 설계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로보틱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초기에는 부품 서열 작업 등 안전성과 품질 개선 효과가 검증된 공정부터 맡긴 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후 반복 동작과 중량물 취급을 비롯한 고강도·고위험 작업까지 역할을 확대한다.
로봇 양산 준비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개발·학습부터 현장 검증, 양산, 운영에 이르는 로보틱스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사업장에서 축적한 작업 데이터를 아틀라스의 학습과 성능 개선에 활용하고, 고도화된 로봇을 다시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구조다.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신형 아반떼·투싼 생산 차질 우려도 해소
아울러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덜어냈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수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서면서 누적 5만 52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당면 과제는 신속하게 생산을 정상화해 밀린 물량을 만회하고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하반기 판매 회복은 주력 볼륨 모델이 이끈다. 8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아반떼’는 계약 첫날에만 1만1094대의 주문을 끌어모으며 탄탄한 수요를 입증했다. 출시를 앞둔 5세대 준중형 SUV ‘디 올 뉴 투싼’도 전체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은 상위 차급 신차들이 뒷받침한다. 지난 5월 출시된 ‘더 뉴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하반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가운데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 ‘GV90’과 GV80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신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한 현대차로서는 하반기 반등이 절실하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증권가는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가 맞물리면 현대차 실적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더 이상의 피해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어렵게 잠정합의를 이뤄냈다”며 “하반기 생산 및 신차 생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