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손든' 공정위, 등록요건 완화 시사…프차업계 초비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5:1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가맹점주 단체 등록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손질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맹본부와 점주 간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당국이 사실상 점주 측 요구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되면서 가맹본부들은 향후 협상력의 무게추가 점주 쪽으로 크게 기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점주 단체 등록요건과 관련해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행령안의 요건이 모법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자 주 위원장은 “극소수 거대 프랜차이즈에 집중하고 영세 프랜차이즈의 무분별한 단체 난립을 막으려다 보니 30개에서 300개 사이 가맹점 구간 비중이 과도하게 된 측면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안은 완성된 안이 아니고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공정위가 지난 3일 입법예고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가맹점주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단체의 등록을 허용하되 최소 30명 이상 가입해야 한다는 하한선을 뒀다. 또 가맹본부와 협의가 끝난 뒤 180일 동안 동일한 내용의 재협의를 요청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을 앞두고 마련됐다. 개정법은 가맹점주 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변경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이 같은 등록요건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맹점주 측은 최소 30명 요건 자체가 과도한 진입장벽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가맹본부의 88.1%가 가맹점 30개 미만인 만큼 30명 하한선을 적용하면 상당수 영세 브랜드의 점주들이 법이 보장한 협상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가맹본부들은 등록요건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소수 점주가 단체를 구성해 본사에 협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측은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실질적인 협의를 어렵게 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장의 수정 시사에 프랜차이즈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시행령 확정 전까지 회원사 의견을 취합해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회를 상대로도 업계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협회 측은 “현장에서 가맹본부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점주단체의 협상력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향후 브랜드별 단체를 넘어 ‘산별노조’와 같은 형태로 세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등록요건 완화가 단순히 단체 구성 문턱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가맹본부와 점주 간 협상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9월 중 가맹업계와 추가 간담회를 열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9월14일 입법예고를 마무리하고 시행령을 확정할 계획이다.

협회는 추가 간담회가 사실상 마지막 의견 개진 기회인 만큼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주 위원장이 수정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추가 의견수렴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