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노조 “현금 대신 주식 못받아”…임단협 다시 원점으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7:2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SK하이닉스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잠정합의안 부결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약 2개월간 노사가 협의해 마련한 합의안이 전임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가운데 찬반 표 차이는 불과 25표에 그쳤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지속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지난 24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실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전자투표 결과, 반대 50.08%로 부결됐다. 찬성률은 49.92%(7510명)로, 찬반 표 차이는 불과 25표였다. 전체 조합원(이천·청주) 1만6083명 가운데 1만5045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3.81%에 달했다.

다만 사무기술직 노조 투표에서는 잠정 합의안이 찬성 66%로 가결됐다. 전임직과 사무기술직 노조가 각각 교섭을 진행했기 때문에 전임직 노조와 사측이 추가로 교섭을 진행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후속 일정에 대해 노사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합원 900여명인 기술사무직 노조는 전임직 노조(1만6083명)의 18분의 1 수준으로 규모가 작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자사주 지급 방식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일 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자사주 가운데 40%는 해당 연도에 매도할 수 있으며,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한다.

성과급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막판 표심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고 PS 상한을 폐지하는 성과급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에 따라 PS의 80%는 해당 연도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현금으로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임단협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
SK하이닉스 임단협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10년간 유지하기로 한 성과급 체계를 결정한 지 1년 만에 현금 지급분 일부를 자사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에도 자사주 지급 비율이나 방식이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는 불신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받기를 원하는 구성원들의 요구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자사주 지급 비율을 낮추고 현금 지급 비중을 높이는 방안 등이 재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찬반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온 만큼 재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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