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안 부결됐지만 '희망'…SK하닉, 자사주 비율 조정 전망(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5일, 오후 06:21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8.24 © 뉴스1 김영운 기자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서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합의안을 마련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렸던 만큼 2차 합의안 도출까지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다만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와 달리 기술사무직 노조는 잠정 합의안에 찬성하면서 관건인 자사주 비율만 일부 조정하면 합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주식 40%·이연금 2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지난 20일 잠정 합의했다. 다만 내년 초 지급되는 2026년도분 PS 주식 40%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자사주 중 40%는 수령 다음날 매도할 수 있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이연금 20%의 경우 주식 수와 지급액,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식 수로 선택하면 즉시 지급하되 10%는 1년 후, 나머지 10%는 2년 후 매도할 수 있다. 지급액을 선택할 경우 수령일 지급액 기준으로 추후 주식 수를 산정해 받게 된다.

사무직 66.2% 잠정 합의안 찬성…생산직 '25표 차이'로 반대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진행한 '잠정 합의안' 투표 결과 50.98%가 반대표를 던졌다.

선거인 총 1만 6038명 중 1만 5045명이 투표에 참석해 투표율은 93.81%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찬성은 49.92%(7510명), 반대는 50.08%(7535명)로 최종 부결됐다. 찬성과 반대표 차이가 25표에 불과했다.

이어 이날 오후 발표된 기술사무직 노조 잠정 합의안 투표 결과는 찬성이 많았다. 총 9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66.2%가 찬성 의사를 표했다. SK하이닉스 사무직 노조는 성과급 100%를 현금으로 지급하던 것을 6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데 동의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투표자 수와 투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투표는 전 조합원의 과반이 참석, 참석 인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는 조건으로 진행됐다.

두 노조의 투표 결과를 합산해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었다면 잠정 합의안은 통과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전임직 노조(이천·청주)와 사무직 노조의 투표 결과 한쪽이라도 부결 결과가 나오면 재협상에 돌입하기로 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

불안한 주가, 현금 선호 부추겨…자사주 비율 낮춰 합의안 마련할 듯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미래'보다는 '현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주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금 선호를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167만 8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역대최고가인 298만7000원이나 종가 기준 최고가인 291만900원에 비해 4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보니 가치가 변동되는 주식보다는 현금이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며 "다만 찬성표도 절반에 가까운 만큼 자사주 지급을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초 노조 측은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 산정 및 지급 방식을 두고 △PS 현금 100% 지급 △영업이익 10% 정상화(현재 9.09%) △성과급 재원 투명화 등을 요구했었다. 반면 사측은 PS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급기야 최근에는 SK하이닉스 통합노조가 출범하기도 했다. 통합노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단체에 속하지 않는 독립노조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 등 직군과 근무 지역을 통합한 노조다.

통합노조 TF는 "장기 적용을 전제로 합의된 PS를 주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 등에 해당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집단적 동의가 필요할 경우 적법한 절차로 막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무직 노조, 생산직 노조의 49.92%가 잠정 합의안에 동의한 것은 자사주 지급 외에도 임금 6.3% 인상, 복지 혜택 확대 등 개선된 처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변동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현금 수령을 기대했던 구성원 사이에서 일부 불만이 표출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선택지를 다양하게 하고 총 복지 혜택을 오히려 확대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직원들도 다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자사주 지급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재협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측은 "후속 일정에 대해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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