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파업 하루 전 임단협 잠정합의…기본급 10만원·성과금 400%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9:18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기아 노사가 6년 만의 부분파업을 하루 앞두고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가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막판 교섭에서 노사가 임금과 성과급 규모를 놓고 접점을 찾았다.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이날 임단협 12차 본교섭을 진행한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00%+1270만원, 주식 47주, 50만 포인트(밸류포인트 1형) 등이 포함됐다. 기존 제시안보다 기본급과 성과 보상 규모를 모두 높이면서 노조의 요구 수준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

기아 사측은 앞선 교섭에서 기본급 9만3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350%+1100만원, 자사주 45주 등을 제시했다. 이후 노조와의 교섭이 이어지면서 사측은 기본급을 10만원으로 높이고 성과금·격려금 규모도 400%+1270만원까지 확대했다.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은 현금으로 전환하고 주식도 47주로 늘렸다.

이번 잠정합의는 올해 기아 임단협이 파업 직전까지 치달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 노조는 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한 뒤 26~28일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2020년 이후 6년 만에 기아에서 파업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기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커지면서 갈등이 장기화됐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성과에 걸맞은 보상 확대를 요구했고, 사측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확대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기아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회사가 거둔 성과를 조합원들에게 더 많이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사측은 임금과 성과 보상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향후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

결국 노사는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간극을 좁혔다. 기본급을 10만원까지 끌어올리고 성과금·격려금도 400%와 1270만원으로 확대하면서 노조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의로 기아는 당장 예정됐던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노조가 예정대로 부분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량 감소는 물론 완성차 출고 일정과 부품 협력업체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특히 하반기 판매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기아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까지 잠정합의에 도달하면서 올해 완성차업계의 임단협도 막바지로 접어들게 됐다. 현대차 노사 역시 이날 새벽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비슷한 수준의 임금·성과 보상안을 마련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의 노사 갈등도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다.

다만 기아의 임단협이 최종 타결된 것은 아니다. 노조는 오는 2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 1·2조가 동시에 진행되며, 부재자투표는 27일 실시된다. 조합원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돼야 올해 임단협이 최종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 투표 결과는 기아가 실제로 6년 만의 파업을 피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26~28일로 예정됐던 부분파업은 철회되고 기아는 생산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부결될 경우 노조가 다시 쟁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기아 노사가 파업 직전 잠정합의에 도달한 만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도 가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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