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정위 앞에 선 롯데렌탈…TPG는 문턱넘을까[마켓인]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전 03:45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롯데렌탈 매각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남은 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다. 기업결합 심사가 직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거래에서 발목을 잡았던 만큼 이번엔 통과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다시 공정위 앞에 선 롯데렌탈…TPG는 문턱넘을까[마켓인]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지난 11일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 롯데렌탈 지분 61.18%(2221만2063주)를 1조3105억원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다. 주당 약 5만9000원이다. TPG는 투자목적회사(SPC)인 렉시콘코리아홀드코를 세워 매수인으로 내세웠고,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연내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은 무난한 통과 쪽이다. 앞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건이 막힌 이유가 이번 거래에는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26일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지분 63.5%를 취득하는 결합을 금지했다. 이미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보유한 상태에서 1위까지 인수하면 합산 점유율이 시장별로 21.3~38.3%에 이르고, 3위 이하 사업자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진다는 판단이었다. 어피니티와 롯데의 계약은 지난 5월 해지됐다. TPG는 국내 렌터카 자산이 없어 이 같은 수평결합 구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심사 대상이 완전히 비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TPG는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6000억원대를 투자해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택시호출 플랫폼을 한 축에 두고 렌터카 1위 사업자와 카셰어링(그린카)을 함께 쥐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렌터카 대여 시장과 호출 플랫폼을 별개 시장으로 볼 것인지, 이동 수요를 놓고 겹치는 인접 시장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심사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TPG가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라는 점 때문에 롯데렌탈의 차량 자산에 호출 플랫폼을 얹는 구도가 거론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투자 9년차에 접어들도록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잡지 못한 상황이 이유로 꼽힌다.

국내 상장은 중복상장 규제 논란으로 사실상 막혔고 경영권 매각도 한 차례 무산됐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역시 최대주주 카카오가 소극적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회수가 시급한 자산과 새로 담는 자산을 묶어 중장기 사업 연계를 설계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경쟁제한 우려의 전제인 결합 효과부터 성립하기 어렵다면 심사에서 걸릴 대목도 줄어든다.

기업결합 심사를 맡은 로펌이 법무법인 세종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세종은 어피니티 건의 마무리를 맡았던 곳이다. 당초 자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고 있었으나 공정위가 불승인 취지를 내비친 뒤 어피니티가 자문사를 세종으로 교체했다. 결과는 뒤집지 못했지만, 심사국이 어떤 자료를 요구했고 어떤 시정방안이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를 직접 겪은 팀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다만 최근 공정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은 여전히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애초 공정위는 기업의 방어권을 넓히겠다며 시정방안 제출제도를 도입했지만, 어피니티 건에서는 협의를 거치고도 조건부 승인이 아닌 전면 금지 결정이 나왔다. 당시 시장은 공정위의 불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았다. 특히 공정위는 일정 기간 후 매각을 전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행태적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봤다. 사모펀드과 관여한 기업결합은 더욱 꼼곰하게 보겠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롯데렌탈 건은 경쟁제한 요소가 크지 않아 결론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사모펀드가 인수 주체라는 점에서 심사국이 자료를 더 들여다볼 가능성은 있어 연내 종결을 목표로 하는 TPG로서는 일정이 밀리는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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